먼 곳에서 인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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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곳에서 인접(隣接)하다
아직도 내게서 떠나지 않는
소리 없는 노래를
아무 감동없는 빈 가슴에 품고
차라리 헛된 날들에서 깨어나고 말리니
그러면, 추억이란 흔한 이름으로도
까마득한 푸른 날들이 사막에 돌아올 일은 없으리
이곳을 잠잠히 떠나간 사람들이 어디 나뿐이겠느냐만
나와 함께 살던 사람들이 왜 사라졌는지 말할 길 없으나
그들과 함께 어우러져 살던 세상은 이제 정겨운 삶이
이미 오래 전에 멈추었음을 나도 잘 알고 있어,
그들이 먼저 떠나 간 자취를 좇아 바람처럼 거닐다 보면
찾아드는 곳마다 이미 떠나고 찾을 길 없는 사람들이
저 먼 곳에서 마치 바로 앞에 서있듯 내 눈 깊은 곳에
그리움의 곡선(曲線)을 그리며 손짓을 하네, 왜 이제 오느냐고
반갑게 인사를 하네
- 안희선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
읽고 난 후,
한참 머물렀다 갑니다.
공손히 _()_
.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네,
떠나가는 마당에
먼 곳에서 인접해 봅니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탄무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