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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초(唯心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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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55회 작성일 17-02-2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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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초(唯心草)

 

이영균

 

 

내려와 올려다보면

바위와 바위 사이, 나무와 나무 사이

산과 산 사이, 우린 우릴 심었다

반년도 못 가서 서로의 사이가 우거지고

풋풋이 열매를 맺고, 더러는 떨어져 멀리 가기도

그러기를 몇 해 최선을 다해 심긴 덕에 우린

완숙할 수 있었다

 

겨울이 오면 산짐승들의 발자국이

번잡이 찍힌 눈 속에서 쥐 죽은 듯 동면도 했다

사이가 너무 좁아서 달빛조차 끼어들지 못하는 갈팡질팡 갈대숲

사이가 너무 멀어서 등 돌린 듯 잎 무성한 근심 송림

심긴 내력 찾아 왕래가 잦은 탓에

능선마다 길이 나고, 절벽마다 절경이 빚어지고

묶은 사연들이 절경 사이 또다시

꽃도 되고 단풍도 되고

뿌리내림도 깊어져만 갔다  

 

이제 우린 심긴 우릴 보며 회상한다

저 겹겹의 겨울 산 밑에서 소생하는 인고의 썩

몸은 심기지 못해 겨울철 앙상한 나목이지만

피고 또 지고 마음만은 오직

연년이 새로이 심기는 새봄이다

 

 

 

*유심초(唯心草); 오직 마음을 다해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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