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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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양과 검은 염소 등을 타고 놀던 새벽 별들이
이목구비를 지우고
어둠의 식민지를 탈출할 때쯤
상가 뒤편 외설은 모퉁이에 핀 인력사무소
지난밤 못다 핀 꽃 숭오리들이
밤을 반정하여
새벽길에 무수히 피어있습니다.
희멀건 가로등 아래 가슴이 뜨거운 사람들
사무실 알전구 불빛에 집어등처럼 달려드는 숭어떼들입니다
목적을 알약처럼 삼킨 아침은
초점이 또렷해져 시선이 닿는 피사체마다 화장발이 눈부십니다.
하루의 무게가 짓눌러오면 절벽과 손을 잡기도 하고
가끔 바람의 가랑이를 벌리며
뜨거운 느낌표 하나를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요가 송곳날처럼 드러온 아침
담배 한 개비를 폐부 깊숙이 빨아들여
무료한 시간에 간을 치고 수많은 생각에 줄을 세웁니다.
누군가 이름을 불러주기까지 꿰맨 단상들
도톰한 햇살은 여린 살갗을 커피 물처럼 엎지를 것이고
바람은 비대해진 나무들의 수식어들을 자르기 위해 날 선 검을 들고 다닙니다.
며칠 전 집앞 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길고양이
그 눈 속에 뜨던 초승달
오늘은 어느 하늘 아래서 뜨는 걸까요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ㅎㅎ
날카롭다가 평온해지고
부드럽다가 슬퍼지는
한편의 시 속
어느 이름난 도시의 화려함과
뒷골목의 그늘까지
여행객이었다 주민이 되어버리는
느낌입니다^^
하루의 일수 받아갑니다
감사합니다~~~
마로양님의 댓글의 댓글

몇일간 그 인력사무소
주변을 걸으며 이름을 불러주기 까지 그 안타까움들
생각을 넓혀보지만
글을 완성 시켜 놓고 보면 모자람만 가득합니다
빈뜰에 다녀가심 감사합니다
이장희님의 댓글

[바람은 비대해진 나무들의 수식어들을 자르기 위해 날 선 검을 들고 다닙니다.]
글 쓰기 좋은 소재 이면서도 저는 아직 시도 조차 못했습니다.
넘 잘 빚으시니 할 말이 없네요.
t,v 에서만 잠시 보았을 뿐 인력 사무소 내막을 모릅니다.
시인님 시를 통해 조금은 알 것 같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요즘 봄 날씨가 이어 집니다, 주말에 나들이 라도...
늘 건필하소서, 마로양 시인님.
마로양님의 댓글의 댓글

시를 쓰는 시인은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지요
어쩌다 더 깊이 바라볼수 있는 동기가 부여하면 더 깊은 문장을 묘사하기도 하구요
시인님들 마다 바라보는 각이 다들 다르겠지요
가끔 이장희 시인님 시를 읽을 때 멋진 어절에 한참을
머믈기도 했습니다
부족한 글에 늘 고운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봄뜨락을 거닐면 기립박수를 처주던 그 꽃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문의 지경을 크게 넓히시는 이장희 시인님되세요
tang님의 댓글

상황에 있는 현실감을 글로 충분히 채우지 못해
그리고 위상에 대한 견해가 높이 차이를 보여
과부하가 걸린 표현이 꽤나 즐겨 사용됩니다
하여 순수함이 훼손되는 아픔을 즐기게 됩니다
생명의 힘이 그 과부하 속에서 찬연함과 함께 하는 높음을
운율의 역리 속에 누림과 함께 사용하여 카타르시스에 도전하고 있고
어느 정도의 순결한 높음을 즐기게 합니다
마로양님의 댓글의 댓글

인럭사무소에 대한 해설은 포털사이트마다 잘 설명과 표현이
되었을 것입니다
새벽교회를 다녀오면서 바라본 인력사무소의 사람들
그 시린 가슴을 읽은게지요
다녀가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