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의 기억력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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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기억력 /秋影塔
내가 끌고 온 내 골목은 어김없이
내 집 앞에 나를 부린다
모든 골목은 자신만의 눈으로 모든 이를 구별한다
한 발 내밀면 남의 살점이 되는 골목들
서로의 눈썹 밑에 가로등을 켜고
아는 이의 귀가를 기다릴 것인데
개들이 낯선 이를 검문하는 소리가
아무리 시끄러워도
서로의 밤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잠들 수
있는 밤들만 모여 사는 골목
아무도 돌아간 이 없고
아무도 태어나지 않은 어제의 안부
그 안부를 묻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 몫의
골목을 앞세우고 대문을 연다
항상 술에 취해 늦게 귀가하는 이의 골목은
어제의 취기를 잊지 못해 오늘도
비틀거리며 그를 기다리고 있다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이런저런 이유로
술 권하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희노애락이 벽보처럼 붙어있는
추영탑 시인님의 오래된 골목
안부 전합니다
만취가 되어도 잘 인도해주길
좋은 주말 보내십시요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은 아니지만, 옛날에 살던 골목은
정말 헷갈리도록 복잡했습니다.
처음 오신 종조할머니께서 물동이를 이고
한 시간을 헤매셨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요. 그래도 정겨운 것이
골목입니다.
어려서 한 세상 잘 뛰어놀았는데 지금 가보면
이리저리 소방도로가 뚫려 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한뉘님께서도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골목길,
골목은 사람의 등골뼈처럼
온갖 주요 내장을 감싸고, 연결하는
통로이지 싶습니다
늘 고품격 시상이 마음을 흔드는 군요
생각의 깊이가 오묘한 골목길을 오르내립니다
추운 날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두무지님은 마치 해부학자이신 듯,
생각의 차이를 느낍니다.
그렇지요. 모든 집들을, 거기 사는 사람들을
감싸고 잇는 울타리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님을 봐야 뽕을 딴다고
만나 뵐 기회가 돼야
심곡주 한잔 나눌 수 있을텐데요
다음 모임 땐 꼭 뵙기를 기대 해 봅니다
골목은 잘 봐 두어도 취하면
햇갈리는게 골목 길입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언젠가 말씀드렸듯이 시력이 별로
안 좋아 원거리 여행을 삼가고 있습니다.
뵙고 싶은 생각은 하앙 똑같지만, 마음대로
못하니 섭섭할 뿐이지요.
대신 찾아오신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기회가 될는지.... 감사합니다. 좋은 주말 맞으십시오. *^^
김태운.님의 댓글

제가 어젯밤 그 골목을 배회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본 듯한 골목이라 생각하며, ㅎㅎ
비틀거리던 그 기억이
아리송하지만...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데자뷰였군요.
골목이야 많지만, 비틀거릴 정도로
기시감이 있는 골목은 흔하지 않은
법인데, 그 골목
'해남 집'은 아직도 불이 켜있던가요? ㅎㅎ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세요 반갑고 반가운 우리 시인님!
한잔 걸치 셨는지요?!
우리집 골목으로 돌고 돌며 신문은 코트 주머니를 지키고 있으니
자기 골목도 아리송 하게 더듬고 다니지요!!
날 샐 까봐서 하모니카를 부러 봤더니 화들짝 쫑긋 그집앞
첫 사랑 찾아서 싸리문이 열리던데요 ㅎㅎㅎ
봄이 왔으니 탑밑에 소나무 찾아 가실 때가 왔는디요
그때 살펴서 그집 시 공장 뒤지러 가 볼까? 생각중입니다
건안 하시고 좋은 주말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은 싸리문 아니랑 게요.
붉은 벽돌담으로 쌓았다니께요.
서너 잔 걸치고 한 잔은 손에 들었당 게요.
탑 밑에 소나무 찾아갈 일도 없당 게요..
시 곳간은 항상 열려있당 게요.
맘대로 집어가시랑 게요.ㅎㅎ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따라가다
혀 꼬부라진당 게요. 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