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9>권고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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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고사직 / 최현덕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골을
몇 골 째 타고 있다
마음 따라 울퉁불퉁 깊은 골,
낯 설은 흠한골이 익숙한 풍경 속을 뒤엎는다
어머니의 품속 같던 따뜻한 빛이 노을에 젖어 차갑다
피가 나도록 문지르며 때 빼고 광光 낸 계급장,
이유모를 허술한 길을 만나 노을과 나지막이 속삭인다
길을 떠나다, 그 길로 떠나다, 날갯짓치는 흠한골의 음모
칙칙한 하늘이 햇볕을 숨겨 궂은비가 내린다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빗방울에 어린다
떠난다는 건, 길이 있어도 없어도 떠날 수 있다
눈에 익숙한 길, 삼남매의 등굣길
눈에 낯 선 길, 울퉁불퉁한 흠한골
뭉클한 한줄기 빛이 그 길 위에 포장 된다
잠든 내 영혼아, 우지뱅이가 틈새를 조여 구멍을 막듯
궂은비 내리는 하늘구멍을 조여다오
얼빠진 음모에 화들짝 놀라 ‘벙’ 져 본들
추위에 떨 삼남매 등굣길에 훈풍이 일겠는가
호랭이 굴이 있고, 담비가 홀리는 길이 있는
허술한 길, 그 길로 길을 떠나다
희미한 손전등 아래 내일을 비춘다.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초청장 받고 심곡주 한 잔으로 마음 달래려 왔슴다
지금 어느 결혼식장으로 가야겠네요
길엔 눈이 쌓였는데 마음이 바쁩니다
내일은 장례식장으로 가야하고..
감사합니다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급한 차림으로 품앗이 오셨군요
얼른 예식장에 다녀오세요
주안상 벌리고 기다리겠습니다.ㅎㅎㅎ
바쁜 주말이군요 고맙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권고 사직과
흠한 골을 떠나는 아이들 모습,
낯설은 흠한 골이 익숙한 풍경을 엎는다
어머니 품속같던 따뜻한 빛이
노을속에 차갑다
어쩐지 익숙한 풍경이 차갑게 느껴지는
권고사직이 몰고오는 회오리 같습니다.
시의 깊이가 너무 깊어 좀 허둥대다 갑니다
건필을 마음 담아 빌어 드립니다.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반갑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이미지를 각인 시키느라 가볍게 터치 할 수가 없었습니다.
헤아려 주시옵소서
걸음 고맙습니다.
민낯님의 댓글

직장은 이제 평생직장이 아닌지 오래입니다.
기약없이 권고사직을 당한 가장의 아린 마음이 절절히
공감하며 읽힙니다.비록 희미한 손전등 아래 내일을
비추지만 떨쳐 일어나 역경을 헤쳐나가리라 믿습니다.
감동적인 시 잘 읽고 갑니다.
callgogo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민낯 시인님!
귀한 걸음 감사드립니다.
춥습니다. 간강하시길 바랍니다. 복운 가득 하소서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공직사회에도 ‘나쁜 사람’으로 찍혀
해고당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던데
당하는 사람은 새로 생을 조립하는
서글픔이 있을 테니, 좀 답답해집니다.
주어진 일에 충실하며 한 세상 마음 놓고
살 수는 없는 것인지···
화자와 함께 속 끓이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기를··· *^^
callgogo님의 댓글의 댓글

이 사회, 얼마나 많은 직장인이 애를 태우고 있을까요
그 마음속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추운 날씨에 몸 건강하세요 추 시인님! 고맙습니다.
은영숙님의 댓글

callgogo님
준비없는 권고 사직이란 집안에
우울한 선물이지요 그 뒷출이가 문제로다
애기 아빠는 맘 못 잡아 퇴직한 직장을 바라보며 날마다 배회하고
막연한 나날의 몸살 한 세상 그리 가는 것을 ......
제 2의 도약을 착실히 준비해서 제2제3의 인생으로 착실한 배를 타시길
기원 합니다 승리는 지금 부터요
최현덕 아우 시인님!
callgogo님의 댓글

험한 세상에 많은 직장인이 권고사직이라는 애를 태울까요?
그 깊은 마음을 들추어 봤어요.
추운 날씨에 감기와 위경련이 심하셔서 고통을 어찌 감당 하시나요?
그래도 버쩍 힘내시고 화이팅 입니다.
늘 염려 해 주시는 은영숙 누님, 고맙습니다.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힐링님의 댓글

이익으로 뭉쳐진 사회란 얼마나 살벌하고 무서운가를
보여주는 시대의 아픔인 권고사직과
가장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과 아이들에게 보내는
애정의 눈빛은 처량하다 못해 고통을 물든
뒤안길을 지켜보는 그 모습이란 시대의 자화상을 그려낸
품격 높은 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callgogo시인님!
callgogo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힐링시인님!
경기가 너무 안좋군요. 꽁꽁 언 것 같습니다
많은 직장인의 애환을 느껴 봤습니다
고맙습니다. 추운 날씨에 몸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