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4> 봄이 싫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봄이 싫다
신학기 등록금 고지서처럼 찾아오는 계절
꽃 봉투에 넣어 꽃망울 움트고 개울 노래한다고
새들이 물어오는 백화점 세일 꽃 전단지
우편함이 어지러워 지랄 같은 봄이 싫다
혹독한 추위 밖으로 나갈 수 없어
뽀글뽀글 라면 끓여 주는 따듯한 손길 부드럽고
찬바람에 마른 가지 노래 부르고 문고리 흔들어
박자 맞추는 계절 네가 내 곁에 있는 겨울이 차라리 좋다
구인광고 쳐들어오는 봄의 유혹
먹고 살려고 땅 파고 씨 뿌리려 일용근로자처럼
너 마저 불려 나가 홀로 남은 이 방
찢긴 창호지 틈으로 쌓이는 햇살 각종 청구서
어설퍼 모로 누워 발광하는 계절이 싫다
움직여도 펴지지 않는 부동의 계절
앉아 바라보기만 하는 무직의 봄이 싫다
모두가 즐거워하는데
즐거워할 수도 하지도 못하는
내가 싫어 봄 오는 게 싫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아무도 이 이미지 보고 상상의 나래 펼 엄무 못내는
님은 파릇파릇 새싹 돋듯 하네요
좋은 시, 잘 머무르다 갑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

고나plm
아무도 댓글 없었는데 시인님 좋은 말씀에
그만 또 봄이 그리워 집니다
싫던 좋던
봄은 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