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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2)나를 무엇으로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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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36회 작성일 17-02-09 16:34

본문

나를 무엇으로 쓸까

아무르박

엘리베이터 구석에

누군가 세워놓고 잊은 마포자루

천둥이 비구름 되어 온 걸 알고 있겠지

산과 저 뜨거운 태양의 대지 위에 바람이

구름 된 줄 알고 있겠지

세상에서 가장 낮은 저 바다로부터

산을 넘어온 바람인 줄 알고 있겠지

흐르는 강물이 수많은 실개천을 만나

물을 따라 오르는 연어처럼 오르고 올라

깊은 산중에 작은 못에서 온 줄 알고 있겠지

눈 덮인 산야에 밤별들이 몸을 던지는

숲의 침묵이 무거워 발이 쑥쑥 빠질 때

마른 가지를 끊어내는 소리 천둥처럼 들릴 때

무겁게 받아들인 숲의 겨울나기가

봄에 움튼 새싹 하나로 나무 된 줄 알고 있겠지

어처구니없기는

바위를 돌리는 어처구니가 되었구나

모질고 모질어라

제 몸을 찍는 도낏자루

노인의 굽은 등을 닮았구나

묵정밭의 고랑을 파는 호밋자루가 되었구나

날품팔이 인생

삽날을 꽂은 흙무덤에 바로 서서

어느 변방에 이름 없는 가장의 하루

주검을 지키는 삽자루 같구나

너의 방황은 그물에 걸려

토막 난 생선의 칼자루

대숲의 바람난 꿈은

연실의 얼레를 돌리는 손잡이

이른 새벽은 갈대숲에 이는 바람에

시퍼런 조선낫 하나 품는 낫자루

실은 참 고마운 일이

네가 바닥을 닦던 걸레의 우두머리였다

나를 무엇으로 쓸까 생각하니 참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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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2-09 17:09

깊이 생각합니다.

"실은 참 고마운 일이
네가 바닥을 닦던 걸레의 우두머리였다
나를 무엇으로 쓸까 생각하니 참담하"게 됩니다.

파이팅!

깊이 생각합니다. "실은 참 고마운 일이 네가 바닥을 닦던 걸레의 우두머리였다 나를 무엇으로 쓸까 생각하니 참담하"게 됩니다. 파이팅!

아무르박님의 댓글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2-09 17:22

사장은 전생에 머슴이었지요~~~
ㅋㅋㅋ

아자 아자 파이팅!!

사장은 전생에 머슴이었지요~~~ ㅋㅋㅋ 아자 아자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