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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9> 그런 인연이라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9건 조회 749회 작성일 17-02-10 12:49

본문



  그런 인연이라도


  정민기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했었다
  나무 두 그루처럼 걷는 동안
  배려하는 마음을 일깨워주었다
  음료수 하나라도 주려고 했고
  선물도 아끼지 않고 주었다
  하지만 그건 비 오는 날의
  녹아버리는 비누 인형일 뿐이었다
  의미 없이 지나간 자리는 낙엽만 뒹굴고
  눈물과 비는 봄날의 꽃가루만 날린다
  지하철에서 처음 만났는데 행복이 몰려왔다
  시간은 흘러가고 나무 뒤에서 숨바꼭질도 했다
  파도는 약속이라도 한 듯 편지처럼 떠나간다
  추억은 비가 내리면 더욱 그리워진다
  누군가를 기다리고 그 마음은 간데없었다
  귀를 기울이면 귀가 열리고
  세상을 바라보면 눈이 열린다
  비눗방울은 구름처럼 두둥실 떠서
  인생의 파노라마를 새기고 있다
  파도처럼 출렁이는 마음과 함께 벤치에 앉아
  언젠가 그 여자와 앉았던 벤치에
  이제는 홀로 앉아있다
  달아나는 낙엽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그런 인연이라도 캐내고 싶다
추천0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profile_image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간에게는 천륜이라는 약속된 알고리즘이 있기때문에 숨을 고르는 겁니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인 셈이죠
억지로 안되는것이 인연 인듯 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같은 이미지를 보면서도 갈라지는 마음처럼
생각이 모두 다르다는 것,

책벌레님의 생각이 더 깊음을 느낍니다.

감상 잘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야 우리 청년 시인께서 그새에 확 늙어버렸고마..
어이할꼬...

그 낙엽 줍지말고 새싹 찾으시는게
훨씬 나을 듯,,,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엿하게 컸는데, 새싹 찾는 게 민망하기도 하네요.^^;
낙엽이라도 주워서 제 마음에 넣어야지요.~ㅎㅎ
감사합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_^

황룡강(이강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황룡강(이강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민기 시인님
좋은 음악 애잔하게 엮으신 시 감사합니다
낼이 보름이네요
귀밝이술 한잔 하고픈 날이네요
날마다 향필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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