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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3)기울어지는 상점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724회 작성일 17-02-08 20:40

본문



기울어지는 상점

간절함이 뚝뚝 부러지고
순진한 절망이 기웃거리는 
두껍거나 얇은 명랑한 상점들

노역의 살점으로 증축돼 
단단해질 거라 믿었던 남쪽
몸집이 부풀수록 둥그러질 수 없는 군살이 비대한 도시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번성하는 동안 
가끔은 끔찍한 일들이 현수막으로 걸리고
어깨가 없이 사라지는 것은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는 
명징한 영업비밀은 곳곳의 깨어진 주소를 치운다

견딤의 목록에서 왼발과 오른발이 사라진다

은행나무 잎이 바람을 불러들일 때
유목민을 만날 거라던 꽃집아가씨는
숨차게 바쁜 세상에 멱살을 잡혔다는 풍문을 남긴 채
장마가 끝나자 사라지고
바삭바삭하게 익힌 퇴직금이 전부였던 노신사
추위를 비닐 틈에 세운 포장마차에서 이별을 통보한다
베트남으로 빚을 갚으러 떠난 열쇠 집 상이군인은
마모된 슬픔이 멸종되기 전 돌아올 수 있을까

안전하냐 묻던 새벽은 이제 더는 명함을 건네지 않는다
 
짐승성과 식물성의 상점
하나, 둘 지난봄 치자꽃으로 커튼을 치는
전사의 도정된 의심만 남은 상점
숨차게 반가웠던 세계와 작별하려는  
지루한 바람의 무늬
허리가 꺾인 오후를 받치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마로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마로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구의 굴절된 사고가 수많은 이들의 한숨이 되는 세상입니다.

세상은 기우는 쪽으로 더 기울게 되지요
무더진 양심의 검 때문이겠습니다.

깊은 숙고로 빚은 문장 감동으로 읽고 갑니다
좋은시 잘 감상했습니다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사합니다^^
엉망입니다
마음처럼 표현이 안되니 ㅎ
갑자기 차가워지는 날입니다
따뜻한 저녁 보내십시요^^

최경순s님의 댓글

profile_image 최경순s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삶이 이렇듯 치열합니다
누구나 허리꺾여 살고 있는것 같습니다
부디 혜량하시고
좋은 시 저 같은 독자는 감동받고 다녀갑니다
한늬 시인님!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만하다는 말
언제나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번잡스러운 생각 과분히
생각해주심에 송구스러울 뿐입니다
민낯님, 최경순s님 감사드리고
좋은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callgogo님의 댓글

profile_image callgogo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인식의 꽃이 활짝 핍니다.
잘 머무르다 갑니다
여행중이라 간단히 안부 여쭘니다.
좋은 날 되세요 시인님!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식 전하여 주시니
더없이 고맙습니다^^
보잘것 없음에 먼 안부까지
실어주시니 좋은 하루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인님^^
좋은 여행하시고 즐거움 많이
담으시길 바랍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상점의 운세도 명멸하는 별의 운명처럼
문을 열고 문을 닫는 유한성을 지녔다
할 수 있겠습니다.

기울어 질 때마다 무척이나 일어서 보고자
안간힘을 써 보았을 테죠.

깊은 느낌을 얻어 떠납니다.
즐거운 하루 맞으세요. 감사합니다. *^^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세상인분들
불경기지만
잘 견디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날씨가 조금 겨울 같습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십시요^^
감사합니다^^

힐링님의 댓글

profile_image 힐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사의 깊이를 해부해서 직조된 언어로
전달하는 이 소통은 모든 것을 열어주는
도 하나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공감성을 획득과 함께
훈훈한 감성을 울려주고 있습니다.

한뉘 시인님!

한뉘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스로 불성실한 표현같아
어색합니다
넓은 길이 있으면
꼭 알려 주시구요
훈훈하고 따사로운 말씀
더없이 감사드립니다
날이 춥습니다
건강 유넘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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