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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32회 작성일 17-02-06 02:09

본문

마약인 걸 알면서 손에 쥐려 독나비의 분진 들이켠 숨 억누르고
터질 듯 팽창을 모방한 소멸로 각혈 튄 마음속 갈가리 찢는다

눈물 비추는 점등을 흩치고
더 찢지 못할 때까지 찢은
이제 정적만이 평형 이루어
그 아무도 느껴지지 않는다

덩그러니 남겨진 신처럼 독보적인 외로움이 재현되어도 기억을 끊어 내리
숱한 걸 숱하게 연민한 그 일에 감응하느라
남의 몫까지 병과 재해가 겁났음을 그만 잊는다

잊어야 할 그중에서 나는 너무도 가소롭게 깊은 사랑에 빠진 것이었고
아름다움에 중독돼 마약처럼 행복의 약속 준 날갯짓 쫓았다네, 독나비여 제발

그만 잊는다

서러운 축삭 구조 은하계가
종국과 초기 문명까지 되감겨 펼쳐지면
또 역사가 거슬러
나는 다시 사랑을 찾고 말 것인가

아니, 아무것도 아닌 바람에 날리는 것들
그동안 본 이다지 많은 종말과
떠난 자 뒤에 앓은 무력함이
세상을 아프게만 살 게 하였어

부활의 권능과 그런 의술에 대가 치를 가진 것 없어
괴로웠던 일이 다 고등 차원의 영사影寫였을 뿐
나랑 함께해 속수무책 죽느니
저 드높은 낙원의 존재에게로 떠라, 나비여

슬프고 기쁘고 죽느니 사느니 남이야
난 홀로 중심이 된 고독에서 간편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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