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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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
한규환
세상은 언제나 내 뜻대로 되지않아
다시 한 번 또 한 번
세상을 믿었던 것을 후회한다
꼭 마주잡은 두 손 놓지 않겠다던
나의 허풍도 믿어줬던 그대인데
밤을 세워 목도리를 만들어
내 목을 감싸줬던 그대인데
조금만 천천히 발 맞추어 걸어줄 것을
조금만 상냥하게 부탁할 것을
단 한번이라도 어깨를 주물러 줄 것을
그것을 못해주고 그것을 안 들어주고
이렇게 황혼녘에 홀로 떠나보내야 하나
아 눈물이여 너는 흐를 자격도 없는데
아 마음이여 너는 서운해 할 자격도 없는데
어떻게 이 심신도 말을 듣지 않는가
차라리 만나지 않았던들
애당초 잡지 말것을
세상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나의 부탁 전해주오
먼길 떠나가는 그녀에게
미안하단 말 사랑한단 말
꼭 전해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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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9님의 댓글

깊은 시, 머물다 갑니다.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