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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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무덤
새가 날아간 뒤 남아있는 소리를 보았느냐
소리는 발이 없다 따라갈 수가 없다는데
빈 가마솥 긁는 울음이 품어줄 귀를 찾는다
논둑에 쥐불 놓고 있다
하필이면 가는 귀 먹은 사람이다
연기처럼 허공으로 흘려보내기가 아쉽다
내 귀를 잠시 열고 담아두면
이명의 나날 , 갈대처럼
바람 들린 듯이 살려다가 두어 걸음 못가
물길에서 씻는다
세상의 아무 소리나 씻어 헹구는 강
새가 온몸을 담갔다가 날아간다
갈대 귀로 들어가 귓병을 만든 근원
새 울음이다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흔들린다
그 이명의 까닭을 보라
강물 속에 빠진 목소리들
오랜 날 듣고 있노라면 돌은 둥글다
여기는 바람의 산지 , 남한강이다
언제나 귀를 씻으러 순례자가 온다
새가 떠난 자리 허공이 아물고 있다
댓글목록
고나plm님의 댓글

가장 산만한 시간에 읽어도 울림이 전해지는 건 무슨 연유일까요?
갈잎 젖혀 보듯 소리 내음 훑어보고 갑니다
고현로2님의 댓글

항상 포에버, 좋은 시 잘 보고 있어요.
저의 선입견에 색깔사람님은 진중하고 정진하시는 분 같아서
포에버 까불대는 저의 댓글이 작품의 누가 되지 않을까,,,
그리 생각하기도 합니다.
예전에도 제가 달았던 댓글을 스스로 삭제하곤 했는데요.
음, 가끔은 고독해하지 마시고 왕성하게 노시라는 뜻에서 인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