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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철 울타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26회 작성일 17-02-02 18:57

본문

사철 울타리

 

사시사철

경계를 허물지 않는 나무가 있다

 

기세등등 덩치 큰 나무들도

한철 고집을 버리고 동안거에 드는데

모진 마음속에는 어떤 결의 있

시퍼런 빗장 걸어두고 찬 서리 견디는지

 

그 결심 애처로워 바라보면

한 뙈기 마른 땅에 우주 적막이 우거져 있다

​독야청청

품은 마음이 온통 외로움이라니

​이쪽저쪽 일평생 경계만 짓다가

한 번도 자신이 주인이 되지 못한 채 늙어갈

더 고운 계절이란

생전에는 없는 사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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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현로2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다보면 골목 옛집에 사철나무 울타리가 푸릅니다. 자운0님의 시처럼 쟤는 어째 사시사철 푸를까하는 생각을 하며 몇 번 썼다가 지우곤 했습니다. 이렇게 명작을 접하니 안 쓰길 잘했구나 싶군요.

"저 모진 마음속에는 어떤 결의 있어"에서 '결의가 있어'로 했다가 '결의 있어'로 했다가 하며 좌고우면하셨을 고뇌도 보이고요. "시퍼런 빗장 걸어두고 찬 서리 견디는지" 사유를 농축한 사철나무 진액의 맛도 나네요. 사시사철 푸르를 명작, 감상 잘하고 갑니다.

으하~~~ 품은 마음이 온통 외로움이라니...

자운0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자운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고집스러운 사철나무는 혹시 내가, 우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고현로 님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마음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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