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국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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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국 꽃
정민기
설날 아침에 먹는 떡국 한 그릇이 있다 먹는
눈앞에 석화가 피어있다가
아직 꽃피우지 못한 만두 봉오리도 가슴을 출렁거리는
이제 깨어난다지요
보고 있는 게 싫은지, 꽃들이 봉오리들이
썰은 가래떡 속으로 개구멍처럼 파고들었다지요
겨울은 나뭇가지에 앉아서
그래도 봄이 온다고 알아서 하라고
저 난리를 꽃처럼 피우고 있네요
환한 달이 누구를 그리워해서 떠오르는데
그 주위를 돌아다니는 빛이 고왔지요
봄이 오기 전에 한 차례 눈이 더 내릴까요?
슬픈 사슴 눈이라도 하고 있어야 하나요
다음 시간에 더 멋지고 의미 있게 찾아뵐까요
아직 둥지에 세 들지 않은 새는 지금
어디를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요
꽃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하고 싶어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힐링의 시간을 만들어가요
환한 꽃그늘에 숟가락이 앉았다 가자
가슴에 꽃보라가 날려 마음이 울렁거리네요
그런데 당신은 지금 아직 꽃피우지 못한
떡국 꽃처럼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달 주위에 흩어졌던 빛이 사라지고 있어요
가지 말고 보아요, 나와 함께
저 꽃들이 가볍게 제 보푸라기를 떼어내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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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책벌레09님의 댓글

♬ 사랑한다면 - 나무자전거
https://www.youtube.com/watch?v=qgiXKdT8pGc
힐링님의 댓글

떡국 꽃처럼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
설날을 맞아 깊은 전통 사상과 맥을 같이 하면서
모든 것을 아루르는 시심에 감동입니다.
옛 것과 지금의 것을 결합 시키는 힘은 오랜
시력을 통해서 얻어내는 빛이 아닌가 생각하게 합니다.
책벌레09 시인님!
책벌레09님의 댓글의 댓글

감사합니다.
남은 연휴도 가족과 친지와
즐거운 시간 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