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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7-01-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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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밀어


아무르박


어디서나 뜨는 태양인데
사유가 붉게 물든
저녁 6시
노을은 태양의 낙마이다

내가 둥글렸을 지구의 어느 모퉁이
잎사귀에 이는 바람처럼 그대가 다녀가면
나는 이 행성에 발이 묶인 나무가 된다

눈이 내린 숲길을 따라
젖은 손 마주 잡은 땅끝 어디선가
허영에 들뜬 달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사랑의 자세를 말하려 한다

너무 무겁지 않은 사소한 일들로
내가 그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면
어쩌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나는 그대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물관에 신열을 끌어 올리던 그대와 나의 여름날에
사랑의 열매는 붉고
쏟아지는 시선은 달콤했다

내 안에 그대를 가두러 간다
태양을 사랑했던 나는 나무
사랑이라 느끼는 감정이
매일 그대를 바라보는 내 사소한 습관인지도 모를 일이다

겨울이 오리라고 생각지 않았거늘
사랑을 하면 이별을 예감하는 것을 몰랐을 뿐
가장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떨어지는 것은
저 태양만은 아니었다

모든 일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사랑을 하는 일은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알고 있는 일
가슴 저 밑바닥부터 때로는 유난스레 숨이 벅차오른다 태양처럼

누구를 사랑하면 우두커니 하늘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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