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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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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0회 작성일 17-01-26 14:48

본문

거울 앞의 나

거울에겐 난 한갓 실존의 사물일 뿐

자동차 백미러에 스쳐간 동네 아저씨와 다름이 없다

내가 거울 앞에 서서

속이 빈 허깨비라 스스로 떠들어도

난 그 앞에 서 있는 실존의 물체,

거울은 그저 날 불평없이 드러내 준다

거울은 얼뜨기와 참에는 관심이 없다

그 속에는 외형만이 존재한다

그는 감각과 느낌은 없어 사색은 못해도

깊이와 거리 관념은 확실하다

평면의 거울면

자로 잰듯 나와 내 모습의 거리를 정확히 갈라 놓는다

방안 벽속에 갇힌 나,

나를 거울 속 깊이 깊이 떠나 보내려

뒷 걸음치다 벽에 막히자

거울 속의 나,

역시 반대편 벽에 부딛쳐 몸부림 친다

실망한 나는

기억력 없는 그의 앞에서 온갖 우수꽝이 모습으로 날 망가트려 본다

하늘의 별과 달도 들어갈수 있는 깊이 속

한치 깊이의 내 가슴 속을 감추고

허상의 나는

머리를 다듬고 향수를 뿌려

거울을 속이고 멋진체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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