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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곳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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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0회 작성일 17-01-27 02:52

본문

나는 그곳에 가고 싶다

아무르박

구름이 산을 넘다가 나뭇가지에 걸려 얼어 죽으면

꽃으로 핀다는 그곳

모든 나무는 키를 낮추고 바람의 길을 따라

가지를 늘린다는 그곳

사람의 발길을 밤에는 이어놓지 못해

밤마다 별을 센다는 그곳

세상을 굽어보던 지평선이 심심해

뭉게뭉게 징검다리를 놓는다는 그곳

이름이 없는 들꽃들이 바위틈에 붙어

씨앗에 오색영롱한 자태를 숨겨 두었다는 그곳

흐르는 강을 굽어볼 수 있으나

사막의 오아시스는 오직 하늘 바라기만 해야 한다는 그곳

밤길을 지척이는 사람들의 허밍 소리가

바람의 전설로 기억된다는 그곳

외딴집 하나 허락할 수 없어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집을 지었다는 그곳

우리는 저것이 바닥이라 부를 때

누구나 한번은 오르려 애쓰는 그곳

벽에 붙은 액자에 사진 한 장 남겨두면

희망 없는 퇴근길에 마음이 달려간다는 그곳

세상의 모든 슬픔을 흐르는 강물이라 부를 때

한 방울의 눈물을 기억한다는 그곳

아내는 그곳이 위험하다 가지 말라 사람이 늙는다

그만 불 좀 꺼라 말을 하네

나는 이 행성에 처음 다녀간다 발자취를 남기려

새벽마다 행간에 떨어지는 시를 줍고 있었네

시가 너무 어려워서 그곳은 아무도 찾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두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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