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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견(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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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9회 작성일 17-01-23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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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견(犬)

 

이영균

 

 

등살이 선뜩하여 돌아보았다

주춤, 물끄러미 바라보는 측은한 눈

내 모습이나 냄새가 그의 옆에 풀린 목줄을 쥐고 섰을

주인과 같다 혼동 되어 선가?

 

옷을 갈아입은 날에도 용케 알아보고 기웃거렸다

 

추운 날이나 궂은 날에도 한결같은 몸에 밴 노숙의 얼룩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 누추함

내 속은 그를 ‘씻겨준다. 벗겨준다.’ 이지만

얼룩이 묻을까? 그 큰길을 까치발로 서서 칼몸으로 비껴간다

 

흰털에 칙칙한 시궁창 빛깔

이 겨울 가장 추운 옷이다

저 옷 벗지 못하는 건 가꿔주던 손길에서

버려졌거나 떠나왔기 때문이다

 

한낱 들짐승들도 털을 고르고 길러 겨울을 견뎌내는데

몸뚱이 하나 비벼 웅크릴 둥지 하나 없이 어찌 이 추위 견뎌낼까?

내게 바란 건 제 주인이란 혼동이 아닌

주인 찾아달라는 호소였을지도

어느 날 사라진 그가 서성거리던 길바닥엔 칼바람이 불었다

 

노숙이 밴 누추함 사라져 새살 돋듯 누구의 손에든

흰털 새로 돋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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