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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25회 작성일 17-01-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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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잎사귀는 바람에 많이 맞는다.
벗어버릴수록 가벼워 추위 속으로 쉽게 걷는다.

내 나이 속에는 무거운 것들이 많아
한걸음 두 걸음 느려지더니
마음은 젊은 시절의 벽을 타고
꽃 같은 사랑의 밭에 노닌다


주름살 길게 늘어지고
불쑥 솟아 튀어나오는 충동의 혀로
달짝지근한 맛을 훔치며
노련한 자태로 한생의 한 곳을 바로 세워
바람의 수작들을 잡고 흔들었다


이미 겨울은 절반이나 지나갔고
물관 속으로 침잠한 차가운 온기는
백설의 속삭임에 가지 끝을 누이네
명줄 같은 줄기 하나 댕강 부러져 나가도
제 자리를 잡고 있어야 하는 약속


힘들다 무섭다 참고 살라는
시간을 배운 나무
부러져 나간 곳 옹이 박히고
또 천년을 헤아리면서
피고 지는 한해의 하늘을 바라보면서
황혼을 일구어 가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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