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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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독誤讀 / 테울
한바탕 뒤덮인 구름의 생각을 곰곰이 살피고 있다
구천의 공동묘지처럼 스친 그 속에서 흩어지고 뭉개지는 구구절절의 시체 같은 문장들
평생을 삼켜버린 오만가지 기억들을 흑백 무성영화의 자막처럼 꾸역꾸역 내뱉는 중이다
잔뜩 흐린 허공으로 떠올린 유서 같은 몇 줄 글줄들, 언젠간 풀려 비가 되거나 얼어 눈
이 되거나 혹은 지우개가 되어 도랑으로 흘려버릴...
간혹, 칠색조와 무지개의 꿈도 얼씬거렸지만 결국, 날줄과 씨줄로 뒤섞여버릴 물컹한
생각일 뿐, 어쨌거나 이도저도 삭아버리면 모두
흐릿한 저 색,
저기 저 흩어진 구름 같은 이것저것 통째로 뭉퉁그려
이빨 빠진 개처럼 씹는다고 해도 되나
아무튼,
나이 탓으로 씹히는
나의 이 탓이거나
나의 탓이겠지만,
댓글목록
callgogo님의 댓글

무성한 잎사귀들의 흔들림이 보입니다.
좋은 시심에 편히 쉬다 갑니다
좋은 하루 되소서
추영탑님의 댓글

구름을 나그네로 읽으면 오독이 되겠는데,
‘돈’을 ‘실력’으로 읽으면 특정 집안의
정독으로 읽힐 수도 있는 세상입니다.
세상은 이래저래 본인만의 오독을
묵인하는 것이라서,
범인의 눈으로는 가늠이 안 되는 구름속
베일일 것 같습니다.
깊어지는 생각을 놓고 갑니다. ^^
무의(無疑)님의 댓글

사람 참 이상하지요. 제목이 '오독'이니까
섣불리 읽으면 오독할 것 같아 자꾸 읽게 됩니다.
五讀.誤讀
은 '독자의 잘못이 아니라
창작자의 미숙에서 오는 것(공광규)'이랍니다.
저는 제가 쓴 글이 뭔말인지 몰라
검색하기도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미숙한 글에 오셔서 혹시 제 흠집의 탓으로 오독하실까봐 걱정이 됩니다
깊기는커녕 물 한 모금 헹구며 그냥 오독오독 씹으면 될
구름 같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오늘은 날씨도 꽤 춥지만 구름도 잔뜩 끼었네요
한바탕 눈이라도 펄펄 나렸으면 합니다
오신 분들 모두
즐거운 주 줄줄 이어가십시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