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눌음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수눌음 / 최현덕
수눌음이 졸고 있다
품을 주고 받은 대로
파란 인정이 철철 넘치던 시간들이
무언의 경계로 금을 따라
싹이 오르며 모락모락 정겹고
푹푹 찌는 한낮에도
당산나무 그늘에서 울고 웃었던
콩밭에 콩을 심으며 싹을 틔우고
논에 모를 내며 튼실한 대공을 세우고
철수와 순이 백년가약 혼사도 맺고
냉수 한사발도 못 삭히는 속병도
아침젠노리, 저녁젠노리 하며 달래던
불청객 천둥의 못정과
번개의 칼금도 빗겨가고
뼛속깊이 박힌 송곳조차 빼주던,
생을 통째로 잡아주던 '수눌음'
그렇게 전해오던 우리의 숨소리
오늘,
오는 길 가는 길이 낯설고
균형을 거부하고 수직을 선호하는
발악발악 소리만 무성한 곳 곳에
품을 주고 받고, 정을 주고 받던
그 시간이 졸고 있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정겨운 옛 품앗이
그 속에 오가는 인정을 읽습니다.
더도 말고 일 한 만큼 받아가는
댓가보다 마음이 중요하던 따뜻한
옛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요즈음 추위에 훈훈한 글을 읽고 갑니다
부디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callgogo님의 댓글

두 시인님의 '파도의 신탁' 에서
큰 울림 받자마자 귀한 말씀들으니
오늘 하루가 유쾌 통쾌 할 것 같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소서!
김태운.님의 댓글

어이쿠, 제가 그한가싶어
소홀해진 수눌음으로 머물다 갑니다
농땡이 친 저의 방심을
용서하소서. ㅎㅎ
시류가 좀 그렇습니다
감사합니다
callgogo님의 댓글

김 시인님, 설렁탕 한그릇 사주이소!
제가 곰탕 한그릇 대접하리다..
오늘은 제가 모실테니
내일은 김시인께서 도와 주시지요. 후한 인심에 웃습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품앗이는 현금이 귀하던 시절의
품삯 줄이는 방법도 되거니와 이웃 간에
정을 쌓는 정 붙이기이기도 했었지요.
이제는 찾아볼 수조차 없는 잊혀져가는
말이 되고 말았는데, 이웃간에 품앗이하는
날은 꼬마들 밥 얻어 먹이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기계가 사람 일을 다 해주니 편리한 반면
인정은 점점 사라져 안타깝습니다.
감사합니다. ^^
callgogo님의 댓글

오늘은 추시인님께서 꼬리곰탕 한그릇 사 주셨으니,
내일은 제가 장어탕으로 대접 올리겠습니다.
수눌음 한 셈 입니다. ㅎ ㅎ ㅎ
고맙습니다.
이태학님의 댓글

정 많던 우리 삶의 옛 모습이 그리워 지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callgogo님의 댓글

어려서 빈곤한 시절에
이웃간에 품앗이로 농사 지었지요
선배님의 귀한 걸음 감사드립니다
강추위에 건안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callgogo님
안녕, 우리 아우 시인님! 반갑고 반가워라 요
지금도 현대식 품앗이가 있지요
마음과 마음의 변심 없는 소통 ......영원으로 수 놓는 ......
현 세대에선 바보들의 행진이라 보일지 몰라도
거기 그렇게 그대로 ......입니다
양지 바른 햇볕 처럼 고운 시 속에서 감동으로 머물다 가옵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시옵소서
최현덕 우리 아우 시인님! ~~^^
callgogo님의 댓글

누님의 귀한 걸음에 힘이 팍 솟습니다.
고맙습니다. 은영숙 누님!
건강하심을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