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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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내 안의 열기 길게 뱉으며
겨울밤 거리를 나선다
횡단보도 옆 노점에 누운 대게
허연 배를 내밀고
내 입김보다 뜨거운 김을 내뿜는다
초록 물결 흘러도 건너지 못하고
늘 제 자리에서 바둥거리는
물컹한 일상들 익혀간다
하릴없이 허공만 집는 그에게
녹녹한 게살 되어
게딱지에 갇힌
허기를 채워주고 싶었다
가로등 아래서
바다로 가는 등대를 찾는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가끔은 대개집 진열대에 하얀 배를 내밀고
김을 뿜어대는 가게앞을 지나곤 합니다
저 먼 바다에서 끌려와 수족관에 갇히고
솥 안에서 김을 뿜어대는 대게의 일생을
보고갑니다
저의 일상의 한 부분이 글 속에 있어
깊은 감동과 설렘으로 머물다 갑니다
참 좋은 시라는 생각 입니다
건필을 빕니다.
은린님의 댓글

겨울밤 긴한숨의 입김
노점상 대게 찌는 김
쓰다만 편지 같지요 ㅎ
못다한 말은 많은데ᆢᆢ
호흡을 가다듬고 다시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