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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7회 작성일 17-01-17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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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가 사는 마을은
하늘에서 보면 울긋불긋 동화 속의 나라
뾰족한 종탑 같은 지붕들과
달팽이 관처럼 돌아 오르는 흰 계단
골목마다 돌 조각을 덫 된 보도블록들
전망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놓여있는 테라스에
선글라스를 낀 연인들이 앉아 있을 것 같은
가슴이 아니면 엉덩이가 풍만한 주인이
넉넉한 웃음으로 환대해 줄 것만 같은 식당들
포크와 나이프 사이 익숙하지 않은 몸짓이면 어떠리
접시를 핥는 숟가락의 안과 밖은 중요하지 않으리
내가 동화 속에 어린 왕자가 되어
공주를 기다리는 상상을 하는 종탑에 올라
멀리 북한강이 흐르고
어느 집 굴뚝에 겨울 장작을 때는 따뜻한 온돌방이 그려지는 나라

꼬르륵

입김을 호호 불던 사람들이 줄을 선다
점심값으로 커피를 마셔야 한다
분식 메뉴가 몸값을 높여 대접을 받는다
일 인분의 기준은 갑질을 하는 주인의 임대료
어쩌면 미덕일지도
모퉁이 돌아 설 때마다 상술이 호객한다
회벽을 칠한 보르꼬 담벼락에 촌스러운 색깔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은 돌부리에 채일 듯도 한데
주정뱅이들이 내통할 구석이 많아
가로등이 없는 밤은 처자가 홀로 걷기 힘들 것 같은 곳
안을 들여다볼 수 없는 대문
곡선이 직선보다 비효율적인 측면을 예술이라 해야 하나
쓸데없이 쪽을 나눈 창문들은
주인이 유리를 닦아 본 일 없는 몸종들의 비애를 알까
생떼 쥐 빼 리가 그려놓은 동화 속의 나라
하지만 피노키오가 사는 뒷골목이 많은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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