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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2) 카타르시스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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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23회 작성일 17-01-10 09:53

본문

카타르시스의 편지

아무르박

누구나 한번은 꿈꾸지

저 깊은 산골에 가면 누옥일지라도

마당에 텃밭을 들이고 싶지

산으로 난 물길을 호수로 이어

마당 앞에 냇물이 흘러가게 하고 싶지

납지리 돌고기 참마자 그리고 꺽정이

쉬리 모래무지 퉁가리

내 어릴 적 냇가에서 잡던 물고기를 풀어

작은 못에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뛰놀게 하고 싶지

울 밑에 봉선화를 동백꽃을 개나리를 심고

담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

하늘하늘 코스모스

빨래 장대를 타고 흐드러지게 피던 나팔꽃을

감이 익을 때면 내 어릴적 동무들에게

말린 고추며 푸성귀 긁어모아 택배를

라일락 피던 밤의 달빛산책을 시로 엮은

묵은 편지를 딸려 보내리

비가 오는 처마 끝에 풍경 소리 듣고 싶어

양철지붕으로 테라스 지붕을 엮고

뒷산에 부엉이 처량하게 울던 밤이 깊으면

마당에 가마솥 엎어놓고

수수엿 호박엿 쑤어 가래떡을 찍어 먹지

화로 위에 군고구마 감자 군밤이 넉넉한데

눈 내리는 산골에 자초한 고립이

인간은 고독 끝에 그리움을 완성하는 것이려니

인간은 그리움을 알고부터 사랑이 깊어지는 것이려니

그리고 인간은

내 사랑하는 사람의 곁을 지켜주고

홀로 저무는 저 낙조 같은 것이리라

쓰지

이 깊은 산골에 찾아오는 이 없으면 어떠리

이 깊은 산골에 눈은 허리까지 쌓이는데

뜨거운 찻잔에 말려놓은 들국화가 살아나는데

안단테와 라르고 사이 아다지오

세레나데에 깊어가는 나이를

탓하지 않으리

우체부가 올 리 없지만

고샅길 내리닫는 동산 끝에

'OOO 푸른 별에 별똥을 줍는 문지기'라고

푯말 붙은 우편함을 놓아두리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 사람이 하는 일

푸른 숲의 나무들이 철창같이 보이는 날

후회로 점철된 내 삶의 끝자리

카타르시스의 편지를 놓아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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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9님의 댓글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1-10 15:55

깊은 시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깊은 시입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아무르박님의 댓글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1-10 17:54

월간소년문학1월호-해바라기야
동시 잘 보았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월간소년문학1월호-해바라기야 동시 잘 보았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