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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춘 마루

이영균

천등산 마루에 얽힌 옛사람의 이야기

고개에 쉬어가는 사람 누구든

박달이와 금봉이의 옛사랑에 푹 빠지네

박달이를 와락 끌어안은 홀어머니 지난 세월 

홀로 저 구비 고갯길이신데

그 생 안쓰러워 돌아온 금봉이면 좋겠네

금봉이도 가고 박달이도 갔어도

홀어머니 금봉인 양 박달이도 아버진 양

그대로였으면 좋겠네

그렇게 오랜만에 천등산에서 두 분

얼싸안고 애잔한 옛이야기 나누시며

행복했으면 좋겠네

홀로 키운 아들딸 다 모아 놓고

오순도순 산마루 너와집에서

두 분 못다 한 백년해로 다시금

꽃피웠으면 좋겠네

아등바등 뭉개진 생 활짝 다시금

꽃피웠으면 좋겠네

두 분 탓에 집에 돌아가지 못하여도

부모님 모시고 새록새록 정 나누며

구름 가듯 바람 가듯

옛사람들 못다 한 정

이제라도 고목에 꽃피우며

한 백 년 살았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