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섬에 비가 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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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비가 내리고
(1)
물 위에 겨우 떠 있는 섬
장대비가 온종일 퍼붓는다
섬은 가슴으로 슬픈 눈망울
파도는 그것마저 쓸어버린다
눈뜨면 텃밭에 김을 매던
누나야! 정말 보고 싶다
보고프면 불러보라 했던가
땀이 밴 삼베 적삼 흠뻑 젖었을
그 옛날 촌스런 삶 그대로
그렇게 보고 싶다
풀과 콩잎도 함께 젖고,
옥수수 잎 서걱거릴 밭고랑에
김을 매는 모습이 정겹다
그 옛날 가마 타고 시집갈 때
철없이 후행 길을 함께하던
어려서는 한사코 짐이 됐을 터
세월은 철 따라 이름 모를 꽃
백사장 언덕에 유폐된 공간
피고 지며 겨울엔 매서운 바람
모든 것 쓸려버린 폐허의 마을
(2)
현대의 개발은 카페촌이
밤이면 불야성 펜션도 들썩!
누나는 그 옛날 오두막집
고전의 향기가 좋다 하셨죠
한줄기 빗줄기도 그치고 나면
확연히 떠오를 그곳의 모습
누나야, 무지개처럼 떠오르려나
나 아파트 지붕으로 올라갈게,
큰 거울 하나 달아 놀 거야
밤이면 옥상에 조명등 켜고
섬마을 바다 저편 비춰 줄 거야
불빛은 천 리를 뻗어 간다니까
그렇게 설레는 밤이 지나고
밤새워 뒤척이며 기다린 시간
언제부터 창가에 머문 달!
왜 그렇게 유심히 바라보았을까.
댓글목록
라라리베님의 댓글

밤이면 높은 곳에 불을 켜고 섬마을 바다를 비추고픈
시인님의 회상이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세월은 모든 것을 가져가 버리고
또 새로운 것으로 덮어 주곤 합니다
잊고 싶지 않은 한장의 풍경화처럼 그려놓은
아름다운 글 잘 보았습니다
두무지 시인님 감사합니다
머물고 싶은 시원한 바다바람과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 되십시요^^~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아련한 감정은 늘 아픔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유년을 바다 건너에서 보낸 탓인지 왠지 모르게
써 보고 싶었습니다.
늘 따뜻한 마음 격려가 됩니다.
아직도 좀 덥습니다 건강 각별히 유의하시고
좋은 시 많이 부탁 드립니다.
최현덕님의 댓글

아름다운 풍경이 숨 쉬는 곳, 바로 시마을이 아닐까요?
살아가는 풋풋한 이야기의 옹달샘 같은 곳에서
텁텁한 이야기꽃도 피우고, 훈훈한 얘기도 나누고
너무 행복합니다.
두무지 시인님을 뵙게되어 더욱 행복합니다.
비 내린 섬 주위를 잘 둘러 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추억은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화폭 같지요
어려서 늘 보던 정경을 그리움으로 엮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추억에 관련된 <시>는 값이 형편없다 하던대요 ㅎㅎ
늘 마음 열어 주셔서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섬마을에 함께 살던 누나, 세상 온갖 것
다 변해도 마음 하나 변하지 않았을 누나,
지금도 행복하게 살고 계시겠지요?
정겨운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추억은 늘 아픔 갇기만 합니다.
나이가 깊었다는 증거이겠지만,
생각나면 써야 겠습니다.
소설 같은 시에 함께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
고르지 못한 일상에 평안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누나를 그리는 시심에 함께 머물러봅니다
한껏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신 듯
그럴수록 더욱 젊어지겠죠?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잠시 유년에 있을 법한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아직도 무덥습니다
고르지 못한 날씨에 간강하시기를 빕니다
감사 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물위에 겨우 떠 있는 섬
그섬의 풍경속에 누나의 모습을 그리려는
두무지 시인님의 애잔함을 느낍니다
개발이라는 미명美名으로 망쳐져가는 과거가 또한 안타깝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의 댓글

누구나 잠재해 있을 어렸을 적 아련한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더위에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늘 무탈한 일상을 기원 합니다
감사와 귀댁의 화평과 늘 행운이 넘치시기를
빕니다.
은린님의 댓글

두무지님 유년의 추억속에서
저의 유년시절 추억의 뒤안길도 산책해 봅니다
평안하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유년의 추억은 어머님이나 누나의 사랑이
더 깊은 것 같습니다.
누구나 느끼고 있을 추억들을 부족한 내용으로
채워 봅니다
귀한 시간 마음 열어 주셔서 깊은 감사를 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