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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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소성
부제(plastic surgery)
최정신
손수레 완구점은 돌리의 서식지, 복제는 곰이나 양에게만 있는 줄 알았어
방금 팔다리를 끼워 맞추던 유리관 속 여자가 화장실 순번을 기다리고 있어
모조 공기 삽입을 끝낸, 쌍생녀가
풍선 이마를 맞대고 복사에 대해 비담을 나누고 있어
걸치고 묶고 뚫고 절정의 노출로는 부족했던 거야
중독은 몰핀처럼 몽롱해, 프로포폴 경이를 감탄하고 있어
복제가 숙주 하는 예술은 신성불가침 제도, 유명세를 지불해야 하는 터부구역이지
신성을 서약하는 증인석 혼주와 하객도, 시급제 삯으로 해결되는 이미테이션 시대,
가짜 얼굴, 가짜 유방, 가짜 아이, 아빠는 재생의 기능이 있긴 해
스모킹 에리어를 갈취당해 연의를 버릴 장소가 필요한 저들 틈에 낀
나를 복제한 너, 너를 복제한 나의 판권은 소유자가 없기에
포장술이 능한 피복제의 산물이지
복제라야 가볍게 뜨고 날지
그해 겨울은 따듯했네* 무명 이불이 훔치던 눈물 따위는 폐기처분 된 구태,
낭만에선 그레이 모드가 만개해
고전은 구전 목록에나 있는 절판 된 베스트지,
거울에 비친 나도 할머니를 베낀 엄마를 베끼고 있어
*박완서 장편 제목 차용
댓글목록
36쩜5do시님의 댓글

우리는 진짜일까요? 가짜일까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한 줄 댓글에 심오한 철학적 의미...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모방하였거나 복제 되었더라도 이미 그
순수은을 구전,
다시 복원되지 않는 오기라도 있는 것 아닐까요.
일단 변형된 것은 그 복원이 어렵다는 것을
느낍니다.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에서 발생하는 소성은
그 어떤 것보다 강하다 하겠습니다.
세태가 증명하듯이.... ㅎㅎ
최정신 시인님! 동문서답이 때로는 위기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어떤 여인이 말했다지요?
저처럼요. ㅎㅎ 감사합니다. *^^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동문서답의 여인? 무소불위의 권력은 모래성이었을
아마 같은 사람을 의미 하겠지요?
너무 게으른 시작에 스스로 회초리를 치며
격포의 서책을 모조리 탐독한
늘 부지런한 추시인님 습작에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복제의 시대 모방의 시대 표절의 시대
대대손손 이어지는 것도 어쩌면 복제겠지요
시도 사실은 모방의 연속
그것이 어쩌면 창작으로 가는 길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를 읽다보니 헷갈리는군요
저도 마치 이미테이션인 양
ㅎㅎ
너무 젊은 시향이라
진흙탕에 빠진 것처럼
횡설수설입니다
선생님 여러모로 혜량하옵소서
오랜만에 인사드림도...
감사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섹스피어 이후에 창작은 없다...
복제와 모방은 창작의 교과라 해도
작금의 표절, 짝퉁, 이미테이션은 과부하가 아닐지요
로봇으로 인간의 감정까지 도전한다니 두려운 미래입니다
태울시인님께 부지런을 교습 받아야 할텐데...
한 숨 돌린 더위에 제주 노을처럼 아름다운 날들 되세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최정신 시인님이 나타나시니 창방에 환한 불이
켜진듯 밝아오네요
무더위에 건강히 잘 지내셨는지요
시가 톡톡 튀기듯 젊은 에너지가 살아 있음이 느껴집니다
짝퉁을 넘어서서 생명을 복제해 내는 것은 정말
섬찟한 일이지요
숨쉬는 복제는 거울 속에 비친 모습으로만 존재하고
걸어 나오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깊은 사유가 빚어낸 글 감사합니다
최정신 시인님 늘 건강하시고 평안한 시간 보내십시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실은 힙합바지에 저고리 차림이 아닐지
염려 하는 중입니다
한 분의 독자라도 제 고뇌를 알아 주니
헛발질은 안했나요? ㅎㅎ 위안을 받습니다
라라리베님의 창방 아끼는 마음...다 보이고 읽힙니다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

언젠가 누군가는 생각에 꼬리를 잡아 보아야 하는 난제입니다
수만년 깊은 숙고와 사고로 이어지는 바둑조차도 알파고에 꼼짝못하는 세상
복제의 연속성에 대에
복제의 초 진보된 기술에 대해 두려움도 있습니다.
완구점에서 생각의 각을 넓히신 최정신 시인님 연륜이 뒷걸음질 하시나봅니다
아름다운 문장에 눈이 빠져 힘들게 벗어납니다
gjqkd님의 댓글

시를 쓰는 알파고라. 음으으어 ~~~
쇄사님의 댓글

'가소성'을 '가성비'로 이해하고 읽다가
아닌듯 싶어 '가소성'을 검색하고
왜 '가소성'인가 한참을
생각하다가.. 총총
물러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힘에의해 바뀌는 형태 혹은 현실
그런 이미테이션이 판을 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프라스틱의 가소성으로 변형되어 만들어지는 가짜들
과거로 돌아 갈 수 없다는 것이 슬프기만 합니다
사계절은 가짜가 없겠죠
하여
푸른 무더위 잘 이겨내시고
진짜 가을의 신선함이 시인님께 불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