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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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설 / 테울
색 바랜 핏발이 설핏 얼씬거리던 머릿속이 온통
어느 여인의 머릿발처럼 하얘진 날이다
밤새 기웃기웃 자맥질하던 사이시옷의 발목들이 뎅강뎅강 잘려버린
그 기슭을 머뭇거리고 있다
딱히, 오도 가도 못하는 아킬레스의 시선 그대로
지그시 눈을 감고 첩첩 산중을 향하면
끝내,
그녀의 졸아든 심장이 삼켜버린 무거운 말씀들
펄펄 이승의 회한으로 치른 풍장처럼
곳곳, 뿌드득 뿌드득
무덤으로 묻혔겠지
쌓이고 쌓이며
깊숙이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눈처럼 깊숙히 쌓이는 수수께기 같은
세상을 날마다 무슨 구경이나 하듯
귀를 열고 사는 것 같습니다.
흑백이 가려지지 않는 지금!
하얀 적설이 그리운 이유 입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이런저런 생각들을 한라산에 쌓인 적설에 파묻다보니
역시 세태를 벗어나기 힘들군요'
다른 생각이 같은 생각으로 버무려지는...
적설에 다녀가신 걸음
감사합니다
책벌레09님의 댓글

적설량이 많아 키 작은 저는 눈 속에 파묻혔습니다.
아, 눈 맛있네요. 문운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눈만 빼꼼히 나와 있으면 그 눈 죽을 때까지 만끽할 수 있답니다
오래오래,,,
쇄사님의 댓글

말들이 입 속에서 돌올하여 들락날락 솟구치거나 가라앉거나 회오리치는 느낌일까. 음악처럼 몸과 마음속 어딘가 환해지는 삼투압일까. 좋은 시란 자신과 호흡이 맞아야 한다. 송재학
제 호흡에는 딱 맞았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천만다행입니다
한라산에 눈이 쌓인 걸 바라보다가 헛소리로 대신 쌓아본 잡설인데...
격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