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의 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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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의 서사
귓 속으로 모스부호가 수신되었다
외계로부터 온 구조신호
방랑이 전부인 줄 알았던 계절 나는 행성을 넘나들며 향신료를 파는 무역상
우주에 계절이 있다면
그건 자연재해 같은 것
블랙홀에 조난당한 일을 기억한다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지구가 그리워진다 우연히 화이트홀을 발견하면 나는 정착만을 소망하게 된다
은하취급상은 음흉한 수면제 같았다
나는 부작용처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나는 나만의 행성을 가지게 된다 작고 아름다운 환각 같은 집
환각에 취해있다가 환각을 눈치 챈다 혼자라는 걸 깨닫는 일은 항생제처럼 아팠다
이주민을 받는다
국적과 종족에 상관없이
새로운 행성의 왕이 되었다
세금을 걷는다, 건물이 지어지고, 나의 집은 더 크고 화려해진다, 성을 짓고, 마을을 형성한다, 세금은 늘어나고, 민중은 분개한다, 반란이 일어난다, 군대로 진압한다, 외로움을 채워주는, 인형 같은 것들, 찢어 놓는다, 솜 대신 터져 나오는, 핏방울
그날 밤은 이명 때문에 잠을 설쳤다
무시하기에는 비명 같은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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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쇄사님의 댓글

전개는 늘 신선하고
전복은 늘 놀라워라
이기혁님의 댓글의 댓글

초상을 치르는 중이라 답변이 늦었습니다.
쇄사님, 칭찬 감사드리고 좀 더 정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