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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96회 작성일 16-12-25 15:45

본문


사월은





거먕빛 물결이라지
꽃잎 밤바다 불어온다지

아무리 미세기를 넘겨도 검은 피 흘린다지
옻칠한 담벼락은 높다랗게 자란다지

물소리 차올라
멀건 얼굴 얼비친다지
밥알꽃 부푸는 꿈 물회오리 인다지

부러진 용골이 자맥질하는
기억은 이미 떼죽음이라지

샛노란 맹세를 매단 나뭇잎은 밭은기침 해댄다지
널따란 운동장에 몰려온 새들은 종례만 기다린다지
기다리다 어스름에 덮인다지

아무리 뒤채도
타종소리는 들리지 않는다지

물골에서 엎드려 우는 새들
갯돌에 박혀 빛나는 눈빛들
물녘은 아물지 못한다지

우리의 사월은 강철 뚫고 갈맷빛 이파리 돋는다지
쇠나비 날아올라 눈앞이 캄캄해진다지

짙푸른 물빛 젖히고
흰 보라 뿜으며
고래가 가는 먼 길이라지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으니..

4.19.. 민중의 의연하고 우렁찬 힘이 생각납니다

낡은 세상의 미친 헛 도깨비 같은 것들은
한사코 권력 내려 놓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이 시 한 편의 힘만으로도
그들은 제 풀에 지쳐 물러갈 거 같습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오늘은 성탄절이라지요

- 달력에 그렇게 써 있음


뜻 깊은 시간 되시고..
늘 하는 말이지만
건강하세요

건강이 제일 소중합니다
활연 시인님,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스모스갤럭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의 구사력이 힘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합니다 한다 간다 그렇다 하지 않고
넌지시 뭐뭐 라지 한다지 돋는다지 이런 언어들이 유희의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고현로2님의 댓글

profile_image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완전 반갑습니다욤.
오늘은 낮부터 술이 헤롱헤롱
성탄절이니까요^^
자주 좀 나타나세요.
모든 게 그립습니당^^
억쑤로 반갑다지

동피랑님의 댓글

profile_image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떤 세월은 보낼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생명이고 우리의 존재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사건과 최그네게이트가 가진 공통점은 관련자들이 책임과 의무를 도외시한 채 권한만 누린다는 겁니다.
결코, 잠들 수 없는 우리의 아이들이 진실을 밝히라고 탄핵을 한 것이라 믿습니다.
어느 용기 있는 분의 닉이 회자하는 시점에서 올려주신 활연님의 장중한 말씀이 그날을 새롭게 환기합니다.

쇄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또 저뭅니다
더 저물기 전에
미리 가서
저무는 것의 앞쪽을 보고 싶습니다.
그때
옆에 있으면, 말 섞지 않아도 좋을 듯합니다.

어느새
고쳐 쓰는 나이, 건강하시길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해도 며칠 남았습니다.
더 낡아지라고 늙어지라고 세월이 참 빠르게 흐르는 듯하지요.
요즘은 문득, 무엇이 소중한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듭니다. 한줄도 새롭게 끄적거리는 게 없어.
다람쥐처럼 발톱 핥는 짓만 하고 있습니다.
권력은 백안을 뒤룩뒤룩 굴리고
좀더 나은 세상이 오라고 뿌리끝까지 겨울인 듯합니다.
미친 닭 말고, 바른 새날이 밝았으면 좋겠습니다.
오신 분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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