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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방에 불이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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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무르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1회 작성일 16-12-27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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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방에 불이 꺼졌다

자동차의 질주 본능은
지붕 위로 쇠창살을 드리운다
시계는 또각또각 구두 발굽을 찍고
문틈 사이로 빼꼼히 새어 나오는 불빛

이런 시간에 누굴까

맞은 편 어둠이 쿵~
문을 닫는다
긴 여운을 남기는 변기 씻는 소리
함초롬히 물 받는 소리
내리라는 눈은 안 오고 몇 일째 하늘이 운다

겨울비가 내리는 날은
바람난 남쪽 창을 닫았다

철없이 핀 게발선인장
그녀는 물을 주는 것에 인색했다
모든 꽃은 꽃을 피우는 순간을 즐긴다
그것은 꽃을 보는 이의 시선일 뿐
모든 꽃은 환란이 오면
한 세대와 이별을 고하고 있음을
그녀는 모른다

꿈이란 참 편리한 것

눈을 감으면 무궁의 세계
노을을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바다를
은빛 너울을 길어 올렸다
미궁의 바닷속 팔뚝만 한 우럭이
목에 칼침을 맞고 펄쩍~
뛴다
질펀한 죽음을 초고추장에 발라두고
스멀스멀 혀끝으로 번져가는
미동을 씻어내려 소주를 마신다


등대,
낮보다 밤이 더 밝다
올빼미의 눈

포구의 밤은
술주정을하고 상을 엎은 뱃놈의 고독보다
바다가 출렁인다
이글거리는 백열등의 분노를
아니다
역주행하는 모든 불빛을 받아
출렁인다
한 번 더 출렁인다고 쓰면
나는 참지 못하고 구토가 날 것 같다
그렇게라도 씻어낼 속이 있다면

어창에 발라놓은 햇살을 파는
빨간 다라이에 비릿한 웃음들

흥정에 오르내리는 저울의 눈속임
바구니까지 회를 뜬다
그런 줄 알고 나는 관대하다
덤으로 얻은 멍게 한 점
덤으로 얻은 해삼 한 토막에 생을 거덜 내고 있다
눈물이 짜다
해풍에 날아든 티끌 때문만은 아니리
코너에 몰리면
빨랫줄에 생을 널어 말리는 것
어머니의 밥상에 생선 한 토막 올렸으면

질펀한 어둠이 싫어 바다를 찾아왔갔건만
그 날의 첫 밤은 뜬눈으로 새운다

모든 바다는 땅끝에 있고
바다를 찾아가는 길은 점점 더 멀어져간다
마치 돌아올 길을 생각하지 않고
집을 떠난 사람처럼
더 빨리 더 멀리 더 편하게
그것이 마치 능력이라면
지중해에 빠져 죽어라
저기 멀리 남태평양에 빠져 죽어라
도대체 인도양은 어디에 있는 걸까
어항 속의 바다
결국 저 홀로 살다가 목에 칼침을 받는다
원한 맺은 일없어도 죽음은 고독한 길

미동도 하지 않던 그녀의 숨결이
출렁하더니
머리맡에 등대
아니다
지금은 꿈을 깨고 본다
휴대전화기의 불빛

자기야, 여수가고 싶다
여.수.가.고.싶.다.고.

토시마다 대못을 탕탕 박고있다

씨벌~
나는 돈이 없는 거야 시간이 없는 거야~

눈만 감으면 떠날 수 있는 바다
그렇게 신물이 나고
거덜 나도
바다만 보면 정신을 찰릴 수 없다
덤으로 얻은 멍게 한 점
덤으로 얻은 해삼 한 토막 때문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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