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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의 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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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7회 작성일 16-12-11 13:41

본문

토요일의 삽화

토요일 오후
슬리퍼를 끌고 투표소로 가는 무명씨들
선택한 후보군이 당선되는
그게 나일 확률은 거의 없는
나와 같은 무명씨의 그들

단 한 번 새가 되어
지느러미로 변한 날개를 기억할 수 있다면
낡고 닳은 엉클어진 꿈 
첨벙첨벙 거리던 기억들이 접힌
먹물 빚 부장품에서 깨어 날 텐데
신불자리스트 과부하의 트집에서 
배제될 확률이
얼마나 낮은가를 보여주는 간절함이
희망적인 도박
만원을 얹는 이유일지도

달의 가슴에 못질을 해대며
꾸역꾸역 오르던 가느다란 관절
우두둑 골절되고
허연 달이 물 빚으로 차오르는 저녁
살얼음 언 텅 빈 트렁크 안
응답이 없는 무명씨들의 삽화 속 티켓은
유난히 붉다

매주 토요일
투표소로 가는 슬리퍼의 무명씨들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후보군의 번호를 색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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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스모스갤럭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토요일의 삽화 문뜩 박람회나 어떤 꽃 이벤트 행사같은 것이 그려집니다.
너덜너덜 슬리퍼를 끌고 박람회 같은 이벤트같은 로또 행사 같은 느낌도 듭니다.
후보군은 사람이 사는 로또 몇장이고
 로또에 당선 확률을 기다리며 후보군의 번호를 체크해 답과 대조해 보는 그런...
재미있는 발상과 깊은 시선에 머뭅니다 고운 휴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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