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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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7-07-18 07:42본문
염증
귀속에 염증이 생겼다
개미가 기어가기도 하고
이릿한 메아리가 울리기도 하고
손가락을 그리워하는 가려움증에 반항해 보았지만
어느새 이놈들에게 밥을 주고 나서
후회하고 말았다
내 나이 오십이 넘어서야 나이에 염증이 있는 줄 알았다
미움과 시기와 탐심이 이제야 가렵고 아파오는 것은
추스르지 못하고 무작정 살아온 날들까지
거꾸로 돌아가는 생각의 거울 속에서 붉게 충혈 되었다.
처방내릴 나이의 무게 한쪽 귀퉁이를
문지르고 나니 심장이 밤낮없이 통증에 시달려
갱년기 속에 집을 짓고 말았다
일주일에 세 번 병원가야 하는데 자꾸 잊어버린다.
깜박 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염증과 한통속이 된다.
스스로 변명으로 방어막을 치기도하고
슬쩍 타인에게 밀쳐놓고 모른 척 하기도 하지만
내가 던져 놓은 돌멩이가 되돌아와 가슴에 구멍이 나고 말았다
길게 한숨 쉬면서 문이라 생각했던 곳을 열려고 힘을 쓴다
문안에는 주인도 없고 나도 없었다
도망치듯 쫓겨 다니는 육십의 나이가 단절의 외로움으로
지폐를 세면서 희긋 희긋 물들어 있었다
아마 저것들이 염증과 통증을 유발시키는
주요 원인이겠기
아무것도 않하고 가만히 있으려고 해본다
이미 나을 점령한 염증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행군하고 있기에
자꾸만 감각의 속삭임에 몸이 비틀린다.
이비후과에서 그들을 막아보려 했지만
그들은 이마 내 마음을 훔쳐가서 맛있게 먹었기에
습관적으로 일정한 주기표를 작성했다
나의 주름살에 힘줄이 생겨가고 있다
언제 치료될 것인지 기약 없어
무조건 그들을 달래고 있지만
예약도 받지 않아
그저 그들의 처분에 날 맞기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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