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버스를 놓쳤다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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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헤엄치는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907회 작성일 17-08-22 00:20본문
10년 전 버스를 놓쳤다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푸른빛 지중해서 왔다며 섬 노랠 불렀다네
멀리 두고 와 잊은 줄 안 그리움을 바람은 늘 곁으로 데려온다는 노랫말
오래전 슬픔도 잠시라네
그는 힘들 때 힘이 되는 글귀 같고
시멘트에 핀 꽃이라네
벙거지 속 사탕 넣어주는 다정한 아이가 다녀가고
바다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됐던가 소금 냄새나는 여인이 다녀가고
부랑자가 찾아오네
그는 여인에게 말했네
홀로 서는 호랑이 같은 자가 되세요. 위엄을 지키고 당당히 분노하라고
인어공주는 멍청이를 잊고서 행복하게 살 거라네
그는 아이에게 말했네
비 맞는 떠돌이 개한테 우산을 씌워주는 것도 영웅이란다
꼭 터프하지 않아도 멋진 어른이 될 거라네
그는 푸른빛 지중해서 왔다며 섬 노랠 불렀다네
슬퍼 보여서 왜 고향을 돌아가지 않냐 물으면
버스를 놓쳤다던 남자
가로등이 켜지고 그는 혼자 남은 부랑자에게 말하네
10년 전 여기서 바람이 날 살렸습니다
날아간 모자를 주우려고 제 딸의 손을 놓쳤죠
버스를 미처 보지 못 했어요
그 아이는 잘 있었습니까?
천사가 남자를 일으켰다네
저녁은 셋이서 먹겠군요
섬 노랠 부르던 거리음악가가 있었다네
바람은 늘 그리움을 데려온다더니
깃털처럼 실려 사라졌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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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잉크결핍님의 댓글
잉크결핍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잘 감상하고 갑니다. 여운이 파장처럼 번지네요 ㅎㅎ
야옹이할아버지님의 댓글
야옹이할아버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빗물에 어린 저 쪽빛 하늘의 가랑이 사이로 얼굴 내미는 요 놈의 한줄기 시원한 바람은 어느 누구의 그리움일까요? 아니면 입추 지나 달려오는 계절의 흥얼거림일까요? 문득 바람이 되고 싶은 하루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