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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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51회 작성일 17-08-22 16:15본문
뼈의 뿌리
위험하다
뼈의 뿌리가 위기에 서 있다
톱날이 지나간 계곡으로
고목의 밑동이 부러져 나가고
소멸의 신호가 잡히는
계곡 어딘가에 한열(寒熱)이
번갈아 일어나는 그 고통의 중심에 서 있다
굴착기는 정신없이
폐허가 된 검은 땅에 묻힌 뿌리의 눈을 헤집고
수원지에서 달려온 물이 수도꼭지를 터트리며
각인(刻印)된 뿌리를 찾고 있다
살을 꿰뚫고 뿌리를 파헤치던 날
까만 자리만 남은 뼈의 기억은 사막으로 걸어간다
바람 살에 사막은 주름을 바꿔가며
무한궤적의 흔적을 숨 쉬는
모래 먼지로 지우려 하고 있다
뼛속을 따라 정수리로 올라오는 고통
함께 살아온 뼈의 삶은 무참하게 피살당하고
묘한 그리움 풍기던 오랜 기억들을 위로하며
앓고
앓던
폐허(廢墟) 속에서 새로운 뼈가 일어선다
댓글목록
한뉘님의 댓글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숲이 면도칼에 베어나가면
그 숲의 풍모와 함께
사라지는 많은 것들이 있겠지요
한 번 사라진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섭리
폐허가 되어버린 척박함에
재앙이라는 법리가 적용되는
세상인것 같습니다
새롭게 어렵게 새로운 뼈가
돋아난다면 다시는 되풀이 되지
말아야 할 세상이면 좋겠습니다
깊이 전달되는 시인님의 마음
머물다 갑니다
볕이 따갑습니다
좋은 오후 맞이하십시요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뼈를 깎는 고통 속에 계시는 건지,
내용의 마디가 어쩌면 위기의 상흔을
느끼는 아픔 같습니다.
그런 고통 이라면 예사로운 상황이 아닐 것 같아
가슴 조이는 시간으로 이어 집니다.
폐허 속에 은유인지 현실은 그러지 않기를 빕니다
가내 평온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