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나무에 얽힌 이야기 하나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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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849회 작성일 17-08-26 14:32본문
팽나무에 얽힌 이야기 하나 /秋影塔
왜놈의 손으로 흙 한 삽 떴다고,
그 그림자에도 그늘 준적 없다
한민족에 몸 섞어 죽장망헤로 길 나선지
백 년인데
온몸으로 한 백년 늙었더니 더 늙을
구석이 구석이 되어, 구석이 많아졌으므로
바람, 이슬, 서리, 눈비에 우레소리, 친구 많은 몸
바람 들어와 쉬고
양陽이 돌아가면 음陰의 놀이터
왜인의 주술이 담긴 행간을 뿌리치고
바람의 경전을 편다
정수리 많은 어깻죽지는 흥도 많아 아리랑
흥타령에 술 한잔이 딱이다
올곧은 등뼈는 갈라졌으므로
머리 없는 귀신과 바람과 내통하다가
들 건너 긴 상여소리를 물고 돌아오는
상두꾼의 소리를 재운다
요령소리에 태풍이 꺾이고
야음을 틈타 빠져나가는 귀신들
상여 잠든 벽 없는 상여집 들어 올려
한 밤중, 목 없는 귀신들이 잠든
상여를 놀린다
* 이 이야기는 일인들이 심어놓아 백년도 더 산 팽나무 옆에
한 때 빈 창고가 상여집으로 쓰이던 때를 생각하며 써 본
글입니다. 상여만 놓인 빈 창고안에서 나는 상여소리를 듣고
가보니, 귀신들이 정말 상여를 놀리는 것을 목격했다는 동네
어른이 있었습니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역사에 시련을 안고 서 있는 팽나무
동네 한 가운데 당당한 품위를 자랑하고 있네요
온갖 풍상을 이기고 나 보란듯 서 있지만
그 깊은 사연은 아무도 모를 터,
말없이 지켜서서 바라본 세월
비 바람에 눈도 제대로 못뜨고
목숨을 이어온 생애가 이제는 온몸이 상처 투성이,
인간이나 자연 모두 늙으면 행동보다 초연해지는 것 같습니다.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전해진 전설도 많은 듯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팽나무 주인은 돌아가고 가족은 떠나고
지금은 낯모르는 사람이 주인이 되었지요.
동네 제일 부잣집이었는데, 집안도 흐지부지
되었고, 아무튼 부귀는 단대로 끝난듯 합니다.
밤에는 좀 음침해 귀기가 도는듯, 팽나무가 동네의 수호신은 못 되는 듯싶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애환을 지켜봤을 팽나무가 그 아픔을 다 짊어지고
있을 것 같네요
오랜 세월은 나무에게도 힘든 시간일 것 같습니다
그 시련을 이겨내고 그늘이 되어주는 나무에게
고마워 해야겠지요
추영탑 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밤 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처에서 가장 큰 나무인데,
왠지 그 아래 그늘이 좀 반갑지는 않더군요.
밤에는 섬뜩한 느낌까지 들게하는데,
아마 나무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경박함 선입견 때문은 아닐는지?
아무튼 귀신들을 봤다는 그 어른은 기골이
장대하고 호방한 성격인데도 40대에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라라리베 시인님! *^^
은영숙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우리 시인님!
가을바람이 살랑입니다
맞아요 우리 시대는 꼭 시골 마을엔 상여 집이 있었지요
상여가 나갈땐 소리꾼들이 상여를 지고 거릿제를 지날때
대단하게 동내 사람들이 다 모여 애도 했지요
그곳은 팽나무에 얽힌 사연이군요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남은 상여의 풍습을 떠 올려 봅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뒤 늦었습니다 혜량 하십시요
우수 창작시에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갈채를 보냅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추영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판 건너, 샛강 건너에 공동묘지가 있고
그 아래에 상여집이 있었는데, 그 상여집이 다 허물어져 동네 외곽 빈 창고에 임시로
상여를 보관하였지요.
그 창고에서 한 오십 미터 떨어진 집에
사는 어른이 밤중에 이상한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창고 안에서 상여소리가 나더랍니다..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고 오직 그 분만 들었는데, 가까이 가서 뚫린 구멍으로 창고안을
들여다보니 8척 장신의 귀신들이 상여를
놀리면서 내는 소리였다고 합니다.
장심 세기로 유명한 그 양반, 집에 돌아와
시름시름 앓다가 사십대에 세상을 떠났는데,
우연의 일치였겠죠? ㅎㅎ
감사합니다. 은영숙 시인님! *^^
쇠스랑님의 댓글
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가을과 함께라면
빨간 능금과 함께라면
붉은 석류와 함께라면
잘 쉬고 갑니다
만날 수월하게
오~라~이~ 하십시요
추시인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