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고망설임중] 밤에 사막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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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63회 작성일 17-08-29 16:19본문
밤에 사막을 걷다 / 안희선
먼 빛의 모습으로
멀어지는, 달의 유령
풍진 세상의 틈마다
서리꽃이 돋는 시각에
영원(永遠)의 한 점으로
돌아가는, 이승의 꿈
황토색(黃土色)으로 물든 바람이
등굽은 모래 등성마다 거친 숨결을
뿜어댄다
그 바람이는 모래 바다에
연꽃처럼 떠 있는,
죽은 나그네의 영혼이
아직도 목말라 한다
천상(天上)과 현실 사이에
떠도는 넉넉한 눈물이
불모(不毛)의 공간에 가득 차,
궂은 비를 한꺼번에
만든다
끝내, 내리지도 못할
비를
차라리, 그것은 따뜻한
궁기(窮氣)
괴이한 고요 속에
곳곳에서 춤추는, 신기루가
밤에도 보인다
죽은 자들의 영혼을 복사(複寫)한
인형들이 한 줄로 걸어간다
알몸에 천 조각 하나 두른 것 없이,
아무 저항도 없이
어린애 장난 같은 세상에
빈 집의 모래성은
무너진 하늘 아래,
오늘도 체온없이
서있다
아주, 잠깐 동안의
현기증처럼
Dolls
댓글목록
정석촌님의 댓글
정석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수아비의 판토마임이 아닌
황토먼지 가신
청청바람 들이마시는
가실들녘
체온 유지 된다면
오두막이라도 저항 없으리라 보입니다
안희선 시인님
안녕하십니까 ?
정석촌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들은 퇴고를 하면, 원시 原詩보다는 뭔가 나아진다고 하던데.. (원시 原始적인 원시보다)
저는 퇴고가 늘 퇴보 退步가 되어, 대략난감입니다
저승에 먼저 간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
인생이란 한바탕 인형의 꿈놀이에 불과하니
그 꿈에서 깨어났다고 해서
너무 놀라거나 아쉬워할 건 하나 없다고..
하지만, 요즘처럼 몸이 아플 때는
이승의 꿈도 저승의 생시 生時와 다름 없으니
야속하단 생각만 드네요 - 잠시, 들린 저승에서 하는 말
부족한 글..
머물러 주시니 고맙습니다
정석촌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