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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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484회 작성일 17-08-31 15:01본문
엿듣다
탁본같은 일상을 전하는
친구들 수다에 하품이 나온다
옆자리에 둘러앉은 눈이 맑아지는
남자들에게 잠시 시선이 머문다
특별하지도 않는 이야기를
취기 탓인지 큰소리로 말한다
도다리 눈을 파 먹으며
꽃게 허벅지를 천천히 발라먹으며
화끈한 매운탕에 시선은 두고
귀는 자꾸 옆으로 기운다
마누라하고는 할 이야기가 없다는둥
집이 텅빈 겨울 백사장 같다는둥
갯바위에 앉은 갈매기들처럼 둘러앉아
서로 깃털 빠지는 날개 부비며
잔 가득 맑은 물빛들을 주고 받는다
파도 소리 요란하다
시든 일상 전하는 우리처럼
세월과 목소리 높이지 않고
서로 따스하게 살아가고 싶어한다
무거워진 눈꺼풀 올리며 하소연하다가
바다의 한 귀퉁이를 가슴에 안고 돌아오던 날
파도소리 잠 끝까지 따라왔다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다와 다소 과장된 말들이 술을
이겨 내려면, 매운탕보다는 더 얼큰한 센바람
들(허풍)이필요한 게, 바로 모임의 자리입니다.
돌아와 생각하면 아무 쓸모없는 말들인데
그래도 귓속에 저장되었다가 꿈속에까지
따라오는 말 한 마디도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은린 시인님! *^^
은린님의 댓글의 댓글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쓸데없는 말 속에도 가시 같은 말 뼈가 있는 말
공감가는 말들이 있더라구요
취하기전에 다른 사람들의 대화 엿듣기
한 번 시도해 보세요 ^^
고운 가을 되세요
추영탑 시인님~~^^
라라리베님의 댓글
라라리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확실히 멀리 있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부딪끼며 살아가는 삶 속에서 좋은 글이 숨어 있음을
알려주는군요
일상의 모습에서 끄집어낸 잔잔한 풍경 잘 보고 갑니다
은린 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저녁 되십시요^^~
은린님의 댓글의 댓글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어디든 있겠지요
사물이 말하는 것을 받아쓰기 하는데
무슨말 하는지 잘 들리지 않아서
이렇게 횡설수설 한답니다
밝은 시안을 가진 라라리베님
좋은시 많이 만나는 가을되세요~^^
문정완님의 댓글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좀 길어졌습니다 ^^ㅎ
좋은 시 많이 생산하시고 환절기 감기조심^^
은린님의 댓글의 댓글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길게 보려고 용쓰고 있습니다^^
길다고 다 좋은건 아니지만
재료가 풍성해야 다듬을 것도 있고
레시피도 다양해질까요?
문정환님도 좋은시 많이 만나고 보여주세요~~^^
두무지님의 댓글
두무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도 말은 자신이 하는 것보다
상대의 말을 엿들을 때 도움이 더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분명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친 육신에 상대의 대화를 다 소화하기가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습니다.
파도소리처럼 따라오는 울렁증을 이해 합니다,
깊은 공감으로 머물다 갑니다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