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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절이 바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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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활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20회 작성일 15-07-19 13:40

본문

이 계절이 바뀌면/활공

아버지는 위장병으로
고통스러운 하루 하루를 살아가셨다
요강에 벌겋게 피를 토해내시고 쓰러 지셨고
집안 분위기는 늘 무거워도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들판은 누렇게 참새를 부르면
논으로 달려가 깡통을 사정없이 두드리다가
웃옷을 벗어 흔들어 대며
10월의 태양과 하나가 되었다
모든것을 잊을 수 있었고
새까맣게 날아드는 참새가 오히려 고마웠다
비오는 어느날
아버지가 헌 옷을 챙기고 나무와 짚을 가져다가
허수아비를 만들고 계셨다
찟어진 모자로 마무리를 하시고
숨을 헐떡이며 논두렁 위에 허수아비를 세우며
팔을 흔들어 보이며 웃고 계셨다
하얗게 웃으시는 아버지의 모습이 낯설다
그해 겨울 아버지는 먼 길을 가셨다
하얀 눈이 내리는 텅 빈 들판에
허수아비는 찬 바람에 찟어지고 부러진 채
들판에 외롭게 겨울을 보내고 있었다
이 계절이 바뀌면
가을 들판엔 허수이비가 보인다
꿈결 처럼
아버지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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