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익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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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살아있는백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1,094회 작성일 15-12-19 09:58본문
잘 익은 나무
- 김희구님에게
가을이면 도동에 들러
잘 익은 나무에게 인사를 한다
친구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보다
더 먼 옛날의 할아버지께서
가을 한자락,
그 짧은 찰나에
또 다른 세상을 툭 털어
하늘 가득 펼쳐 놓으셨다
감히 이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까르르 까르르
아이들의 오진 웃음 같기도 하고
비 개인 오후 바람에 넘실 대던
누런 황금들판 같기도 하고
세상 모든 아픔을 안고 먼 산을 넘어 가던
선한 노을 같기도 했다
아무도 아프지 않고
아무도 외롭지 않을 듯한 공간
그 누구도 범할 수 없는 불멸의 순간처럼
시간도, 공간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렇게 잘 익은 나무 아래서
그리운 친구를 누구야 하고 불러보았다.
* 도동서원 은행나무입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들리는 공간입니다.
댓글목록
나문재님의 댓글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나무 그늘에서 다 놓고 낮잠 한 숨 자고 일어나
무거운 생각 툭툭 털고 다시 길떠나기도 했었더랍니다, 저도 언젠가..ㅎㅎ
살아있는백석님의 댓글의 댓글
살아있는백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는 길에 다람재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 구비도 참 절경입니다.
올핸 조금 일찍 내려가는 바람에 푸른 빛이 좀 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