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도 정점을 향해 가는데 > 창작시

여름도 정점을 향해 가는데/활공

언뜻 언뜻 구름사이 오가며

타는 듯한 뜨거운 열정 쏟아내는 태양

나무는 검푸르게 보호색을 드리운 채

숨을 헐떡이며 뿌리로 부터 올라오는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고 있다

양이 있으면 음이 있고

질경이 처럼 질기게 살아 온 우리네 삶은

진을 빼놓는 그 무엇도 개으치 않았다

사계절에  모든 삶의 애환 묻고

둥실한 자손들 모여 앉으면 지나 온

계절에 감사하며 어깨가 으쓱 힘이 들어간다

모든 기운에는 상투가 있으면 바닥이 있고

모진 삶의 갈퀴에 성한 곳이 없는

사는게 사는것이 아닌 혼줄이 난 날씨

이 여름날 매미는 숨 넘어가 듯

뱃살을 흔들어 되며 뜨거운 득음을 쏟아낸다

여름의 정점은 늪을 지나야 하기에

누구든 알게 모르게 저 마다의 처세로

한고비 두고비 가슴에다

붉은 심장의 글씨를 새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