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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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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자운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84회 작성일 16-05-2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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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보관소

 

 

 

왠지 우습고도 짠한 광경

 

누군가 잊고 간 분홍빛 몸피 한 줌

산속 굴참나무가 보관 중이다

​

추운 나무 가엽다고

옷을 벗어 보시했을 리는 없을 텐데

정상을 다녀오는 늦은 시간에도

여전히 찾아가지 않는 기억은

나와 닮아 있다

​

서늘해진 어깨를 움츠리면서도

날씨를 탓했을 그녀의 기억

​

바람이 지우려 해도

놓지 않고 꼭 붙들고 있는

기약 없이 놓여진 새까만 기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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