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가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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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윤희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495회 작성일 15-08-16 09:42본문
두 칸 방 내어주고
변두리의 변두리로 사글세 얻어간다
처자식 조수석에 태우고 짐칸에 쭈그려 앉았다
하늘 부끄럽지 않게 살았는데
콧등이 시큰하다
이 악물고 숨을 삼켜보지만
퀭한 두 눈에
물안개 피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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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보일러공님의 댓글
보일러공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사-
다정한 여우 한 쌍
신혼살림 차리려
여기저기 둘러보고 챙기다가
떡갈나무 아래 너구리 텃새에
쫓겨 밀려나고
감나무골 오소리 영감이
점지해준 솔 등성이 근처
한적한 곳에 굴을 판다
한척(一尺)쯤 파 들어가다가 그만
큰 암석에 막혀
파던 곳 관두고
다시금 잘 골라
볕 가득 채운 양지의
아늑한 곳에
조심스레 새 굴을 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