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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우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33회 작성일 16-06-30 20:24

본문

겨울 우포

 

겨울이면 산() 중 어디에서 웅크리고 있던 것들이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늪을 건너와

내 곁에 있던 것들을 다 물어 가 버리곤 하였다

슬금슬금 낮은 걸음으로 내 주위를 맴돌던

그 크고 느린 걸음을 나는 안다

앞서가던 걸음이 다 사라져 버리고

사방이 커다란 벽으로 다가 올 때 쯤

덜컥 겁이 나 울음이라도 터질 때 쯤이면

멍하니 섰던 나를 찾아 성큼성큼

걸어오던 목소리가 있었다

퍼떡 오너라

길이 멀다 퍼떡......”

 

잊을 수 없는 그 걸음으로

오늘은 내가 우포를 걷는다

아이들이 날 놓치고 길 잃은 어린 짐승처럼

안개 속을 서성이다 애처롭게 울고 있으면

나는 또 내가 아는 큰 걸음으로 돌아 서서

사방의 벽들을 툭툭 쳐 내며

그 고운 소리들을 다 받아 먹었다

퍼떡 온나

길이 멀다 퍼떡......”

그제서야 아이들이 사방을 다시 열고

까르르 웃으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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