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7회 작성일 16-07-02 00:38본문
죽비소리
- C 음계를 위하여
내 옅은 잠을 스르르 열며
누군가 슥슥 비질을 한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천천히 세우는 애벌레처럼
나는 주섬주섬 주위의 것들을
하나씩 주워 담으며 몸을 세웠다
젖은 시멘트 바닥에
널부러져 있던 것들이 비질에 놀라
한 곳으로 옮겨 가고 있었다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잡초처럼
웃자란 것들도 야윈 싸리대에
슥슥 잘려 나가고 있었다
언젠가 길상사에서 내 오랜 시름들을 툭툭
털어 주던 어느 공양주의 죽비소리 같다
날이 선 저 비 소리가 무른 내 몸을
단단히 채워 제 모습을 찾아 줄 것만 같다.
* 듬성듬성 허름하고 못난 내 글들을
꽃비 같은 붉은 펜으로 촘촘히 채워 주셨던
선생님의 고운 손이 저 죽비처럼 맑고 깊은 소리였습니다.
댓글목록
손성태님의 댓글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마을 제1기 시창작교실이 순항하여 항구에 가까워졌습니다.^^
박성우 시인에게도 시적 성장에 큰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쁩니다.
시창작 지도가 보통의 가르침 보다도 더한 노력과 열정 그리고 전문지식을 요하는 일이어서
조연향 시인님의 흔쾌한 재능기부에 고마움을 갖고 있었는데
박 시인의 시를 보니 내가 더 기쁩니다.
시적 성취가 도드라지는 최근의 시편에서 올해는
박시인의 해가 뜨기를 기원드려요~~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회장님~
투박하던 처마에 곱게
단청을 입힌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