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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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22회 작성일 16-07-13 19:32본문
뿌리에게
이제 더는 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모습으로 거대한 뿌리가
두 발을 가지런하게 모으고 모로 누웠다
어디든 달려갈 듯 하던 발은 부르튼 채
시커먼 덩어리로 군데군데 멍울이 지고
다 돌려 세우지 못한 세월들을 기억하는 듯
미처 닿지 못한 곳을 향하여
두 발을 가지런하게 모으고 있다
뿌리는 몸이 기억하는 생(生)의 큰 발자욱
우리들을 세상 밖으로 밀어 내고
아래로 더 아래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세상이 밀과 보리를 키워 내 듯
그렇게 우리들을 무럭무럭 키워 내고 있다
삶의 그 큰 무게들을 몇 번의
마른 기침으로 천천히 덜어 내고 있다
오늘 나는 이 거대한 뿌리에게 세월을
성큼성큼 되돌아 건널 수 있는 튼튼한 발과
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성한
이파리들을 한 가득 달아 주고 싶다
끝을 모르고 다 써 버린 그 마른 몸에
모로 가도 둘러 가도 생(生)의
마지막 그 순간까지 끝끝내 지지 않는
파란 새순을 하나 내어 주고 싶다.
댓글목록
Sunny님의 댓글
Sunny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시심에 머물면서 잠시 아버지를 생각했습니다...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아버지 치과 치료를 예약하고썼습니다.
자꾸 전화하십ㄴㅣ다.
"야야 그냥 여기서 치료 받으까??"
대구 가서 치료 함 받고 싶다를 그렇게 돌려 말하십ㄴ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