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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흐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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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92회 작성일 16-07-20 08:06

본문

강물이 흐르네

휘돌아 굽이쳐 흐르는 저 강물.

애초에 물 길이 있진 않았다

떠나온 대양의 품을 향한 여정이었다

행로의 방위조차 정함이 없이 오직

낮은 곳을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

막힌 고개 마루에선 쉬어 갔다

지친 기력을 채우듯 수위를 높여

마침내 타고 넘었다

여럿의 산을 넘고 들판을 가로질렀다

때론 기력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한동안 멈춰서야만 했다

마른 바닥 위에서 타들어 가기도 했다

가까스로 거머쥐고 있던 여정의 티켓을

놓으려는 순간 시커먼 구름이 밀려왔다

주룩주룩 흘러 내리는 것이 빗물만은

아니었다

뚫린 물 길은 뒤를 잇는 새 물결이

지나면서 깊어지고 넓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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