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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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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72회 작성일 16-08-14 07:06

본문

꽃의 눈물

 

살것이냐 말것이냐

바람에 흔들리며 몇 번 씩이나 생각했다

 

차가운 벌판 언덕에 묻혀 두 계절을 보내고야

눈을 가렸던 껍질이 조금씩 벗겨졌다

눈부시고 뜨거운 햇빛에

차마 냇가에 다가지 못한 심한 목마름을 겪고

숱한 짐승들의 발길을 피해야 했다

 

어느 날인가 이미 정해진 색깔로 옷을 입고

정해진 시간 내에 다 이루어야 하는

신데렐라의 무도회처럼 운명의 왕자를 만나기 위해

새들에게 스치듯 전해들은 들꽃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미소를 지으며

처음부터 남의 눈에 들어야 하는 것은 내가 원치 않았다

평화롭고 싶은 내 마음을 모두 다 외면했다

 

춤과 노래로 다가온

벌과 나비는 아름답다 말했지만 내 꿀샘에만 관심이 있었고

나의 몸이 마르고 초라해질 때 쯤 가까이 하지도 않았다

 

마침내 닿을 수 없는 그 지독한 사랑을 앓고 나서야

밤새 나를 지켜주던 밤하늘 별들에게

고백마저 하기도 전에 비바람이 차갑게 얼굴을 때렸다

 

겨우 이제서야 깨달은 것을

그리움의 형벌로 또 다시 살아내야 한다는

슬픈 작은 씨 몇 개

가을로 가는 길목에 고개 숙여 눈물처럼 땅에 떨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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