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외삼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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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1,808회 작성일 15-07-11 11:44본문
용하다는 무당 말 믿은 우리 할매
병든 할배 살리시겠다고
독하디 독한 낙태약물
겁도 없이 벌컥벌컥 들이키시더니
것도 부족했나 높디높은 담장위서
심청이 인당수 뛰어들듯 뛰어내린 후
눈치도 없이 태어난 유복자 외삼촌
내가 3살 때 외삼촌은 7살
내가 7살 때 외삼촌도 7살
내가 20 넘어도 외삼촌은 7살
하얀 백발 되었어도 외삼촌은 7살
딸자식들 시집가 살기 바쁘다며
병든 할매 7살 외삼촌이 모셨는데
아침, 저녁으로 수발드는 정성이
어느 효자도 저리는 못하리라고
동네어른 칭찬 자자하던
어느 화창한 봄날 아침
외삼촌에게 걸려온 전화 한통
“정이야 할머니가 안 일어난다.
너 오면 일어날 것 같다 빨리 와라”
할매가 저리 어린 자식을 두고서
가을비 노고지리처럼 가버리신 후
삼촌은 땅꾼 따라서 팔도를 돌더니
나에게 꼬깃한 돈 뭉치를 건네주며
백합처럼 웃으며 용돈이라 말한다.
그 돈 차마 뿌리치지 못해 받들고
할매 찾아뵙자 말 건네니
고개 크게 끄덕이며
내 손에서 만 원 짜리 한 장 가져가
딸기우유와 카스테리빵을 사 온다.
지금도 외할매 산소에는
딸기우유와 카스테라빵이 수북하다.
댓글목록
봄뜰123님의 댓글
봄뜰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공이산이라.. 바보가 산을 옮긴다는 말이 있지요.
효도란 산과 같아서 보통 위인들은 하기 어려운 일.
눈물이 찔끔나게 읽었습니다. 추천드립니다.
좋은 날 하소서.
핑크샤워님의 댓글
핑크샤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봄뜰123시인님 다녀가시고 좋은 말씀 남기고 가셔서 고맙습니다..지금 서해안에서 파도를 거슬러 수영 한바탕하고 샤워한후 호텔에서 홀로 시마을에 들어와보니 반가우신 손님이 다녀가셨군요..내일은 백발 성성한 삼촌모시고 외할매 산소를 가려합니다..지금 이곳은 보슬보슬 비가내리고 있어 제법 운치를 더하는군요..바지런하신 시인님 항상 시마을을 봄뜰로 채워주세요..즐거운 주말되세요
나문재님의 댓글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스무살이 되어도 7살인 외삼촌...
지금도 땅꾼 따라 다니시는지...
이 세상에 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으로 나서 한세상 살다가 간다는 건 무엇일까요?
착하고, 앞으로도 계속 착하기만 하실 외삼촌의 속세상이 참 평화로울 것 같습니다.
진정성 100% 묻어나는 글 잘 읽었습니다
아침부터 가슴이 따뜻하게 먹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