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기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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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1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09-10 11:49본문
기역
쌀을 퍼던 할미 손에 감이 들렸다
며칠째 뒤주에서 파묻혔다
껍질부터 속까지 물컹한 홍시
멀리 오징어잡이 간 느그 아부지
억장이 무너진 거다
올 추석엔 꼬옥 와야 할긴데
덤불 사이 내민 수리취처럼
한사리 초들물 별은 뜨고
어린 내사 감이나 후릅후릅
부둣가에 꼼짝하지 않는 ㄱ
댓글목록
동피랑님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점휴업이긴 하나 면피는 해야겠기에....
존경하는 문우님들 행복한 한가위 보내소서~^^
고현로2님의 댓글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는 초롱한 별빛 같은 언어에 지배당하므로 동피랑 해안님처럼
시어다운 시어를 선별해서 써야하는데요.
어디서 굴러먹다가 온 저는 도그뼈다귀 같은 말만 막 쓰곤 한답니다.
잘 지내셨나요?
해가 매일 그곳에서 뜨길래 잘 계시겠지 했습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성팔이가 어디 가겠습니까?
염려 덕분에 저는 잘 지내고 있으나,
우리 마을과 옆 마을 거제는 죽을 쓰고 있습니다.
배 만들어 파는 것도 그렇고 콜란가 콜레란가 그게 엎치고 덮친 나머지....
다가오는 추석 맛있게 보내세요.^^
이종원님의 댓글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짧고 간결한 시어들에서 풍성한 맛이 가득합니다
넓디너른 바다를 한줄에 다 담아서, 키 작은 어망으로 끌어올리는 힘과 능력이 좋습니다
면피라 하기에는 대어라 보입니다요...
인사 드리고 갑니다. 이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좋은 말씀으로 힘을 주시는 이종원 시인님, 고맙습니다.
기대에 부응할 만큼 필력을 끌어 올려야 하는데 미흡할 따름입니다.
가을 색조가 차츰 고와지겠지요.
더불어 시인님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하길 빕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억 記憶으로 읽다가, 'ㄱ' 으로 읽다가,
기역으로 바로 잡아 읽습니다
- 지가 눈 한개가 멀어서, 종종 이런 사단 事端이 빚어지곤 합니다
기역도 기억이긴 하겠으나..
其亦, 그것도 역시
氣逆, 가슴이 답답하면서 숨이 차고, 머리가 아프며 어지럽고
飢疫, 역병 같은 가난의 굶주림을 이르는
이 모두를 아우르는, 깊은 시심 앞에
할 말을 잊습니다
해마다 속절없이 또 추석을 맞이하며,
오래 전에 바다에 몸을 묻었을 아들을 생각하는
할머니
그 그리움을 바라보는, 손주인 화자 話者의 피 어린 심경이
읽는 이의 폐부를 찌릅니다
그리고 보니, 추석이 코 앞입니다
올해도 통영엔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뜨겠지요
그 달에 제 안부도 먼 곳에서 실어 보냅니다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
李 시인님,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어 하나에도 다의적 해석이 될 수 있게 시적 장치를 마련하라는 말씀 같습니다.
쓴 사람보다 더 세밀한 지식을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인님이 제시한 여러 가지 뜻 중에서도 저는 다만 등 굽은 할머니에 국한했습니다.
제 손을 떠나 무대에 올려놓고 보니 또 한 수 배우게 되는군요.
안희선 시인님, 고맙습니다.
손성태님의 댓글
손성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 편의 물빛어린 부둣가의 깜박이는 불빛을 보는 듯,
밀려드는 파도의 어리광에 묻힌
유년의 기억들이 밀려듭니다.
시간의 부피를 프레스로 압축한 듯한 풍경에서
외따로이 품고 있는 시인을 봅니다.
풍경이 나를 보고 나는 풍경을 보고......
이 시인님, 보름달이 수면에 입마춤하고
춤추는 동피랑이시길 바랍니다.^^*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반가운 회장님께서 다녀가신지 언제인데 이제야 문지방 나섭니다.
그간 여여 하셨는지요?
갈수록 마을에 걸음이 뜸해지는 편이라 송구스럽기도 하지만 마음은 항상
이곳을 동경하고 산답니다.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한가위 둥근 달처럼 환하고 푸짐한 나날이길 빕니다.
활연님의 댓글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0행으로도 빛나는 아우라를 빚으시다.
참 아릿한 잔상.
물무늬 일렁거리는.
추석, 아름다운 식구들과
행복 총총하시기를....... 통영!
늘 그리운 곳.
동피랑님의 댓글의 댓글
동피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슨 말이 필요하리.
아내와 내가 하루도 호명하지 않고 넘기는 날이 없는 그 이름, 활연!
언제나 감사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